배우고 또 배우고... 130923

강기한 2013. 9. 25. 14:57

해마다 여름이 제일 더웠었다.    그건 여름도 마찬가지였는데 유독 견디기 힘들었던 문득 쳐다 거울 속의 낯익은 중년 늙은이가 누군가 하는 찰라에 새쌈 느꼈던 세월의 부작용 탓이었을까 아니면 유독 길고 더웠던 여름의 이상 기온 탓이었을까.   어쩌면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일상을 채워 나가던 지긋지긋한 경기침체가 더욱 지독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거라는데에 까지 생각이 미친다. 

 

새로 터잡은 5개월이 지났다.   막연하게 문을 밀고 들어오는 손님을 기다려서는 이젠 이상은 안된다고 느낀 어떤 계획에 의한 생각의 작용으로 나타난건 아니었던 같다.  본능,  그러니까 되면 어김없이 월급받아 챙기면서도 고작…’ 이라며 어깨 힘주던 시절의 달달한 기억은 이미 아득한지 오래고, 이젠 되면 곶감 빼먹듯 어김없이 줄어드는 통장의 잔고를 보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바로 본능으로 돌아서고 있었다.   그건 예기치 못한 장족의 발전이었다.  

 

하여 근자에는 찾는 없어도 바쁘다.   수많은 첩보들을 간추려서 숱한 전화질로 쓸만한 정보들을 챙기고 사무실을 나선지 달은 되었다.   공격적인 영업을 시작하였다.   아직 눈에 띄게 나타나는 클로우징은 없으나 전화통이 울어 되고 가끔은 2대의 전화기가 함께 울리기도 한다.   물론 문을 밀고 들어오는 손님 역시 찌는듯한 여름과는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낫다.   그렇다고 문지방이 닳는다는건 택도 없고 지난 여름의 끈적꺼리는 폭염과 함께 쌍으로 지긋지긋 했다는 역설의 표현으로 보면 되겠다.   누추하지만 간간이 블로그를 보고서 연락도 받고 하니 말이다.

 

손님과의 미팅을 앞두고 늦을세라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데로 급하게 차를 몰았다.   지하차도를 지나고 우로 좌로는 수도 없이 핸들을 돌렸다.   똑똑한 내비양이 없었다면 그리고 전에 인터넷이 없었다면 우째 되었을까 하며 가슴을 수도 없이 쓸어 내렸었다.  허나 드물게 내비양이 목적지에 다가와서는 아무런 신호를 주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나중에 알고 보면은 차량이 들어갈 없는 데라던지 하는 등의 여타 이유로 밝혀지곤 하지만 당시에는 입이 바짝 마른다.   어디 서울 시내 아니 변두리의 골목길이 그리 만만한 길이던가.   한없이 길게만 느껴지던 신호등은 말할 것도 없고 때론 빌빌거리던 차가 푸른 신호를 이어가지 못할 이런 멍청이…’ 했던게 번이 아니었다.

 

신월동 어디 쯤이다.  내비양이 알려주는 유턴을 하라는 거리가 애매하다고 느끼면서 1차선에서 어어…’  하다 보니 이내 잘못된 경로라고 메시지가 나온다.   대략 백미터를 총알같이 달려나갔다.   다음 유턴의 위치로.   6차선인가 8차선 인가, 아무튼 빨간 신호등을 앞에 두고 유턴 1차로의 선두에 섰다.  

 

어쩐 일인지 반대편 차로는 휑하다.    갈까말까…’  짧은 시간 속에의 갈등이 일었다.   여전히 나는 신호를 받지 못하던 차에 기어이  에잇…’ 하면서 그냥 핸들을 돌렸다.   그래서 놓친 차로를 찾아 우회전을 해야 했다.   물론 반대편 차로는 여전히 푸른 신호등이었으나 다행히? 지나가는 차는 없었다

 

엑셀레이터를 밟고 백미터쯤 갔을까.   그야말로 낯익은 누군가가 앞에서 손짓을 해된다.   아차했다. 허나 순간은 이미 지나갔다.   조신하게 차를 우측 사이드로 붙이고는 백차를 옆에 세워두고 근무 중인 2 1 경찰의 수신호에 따랐다.    신호를 지키셔야죠 면허증 봅시다.”  대꾸한마디 하지 않고 순순히 면허증을 건넸다.   그는 스마트 폰으로 면허증을 촬영하면서 뭔가를 확인 하더니만, “한번 봐드릴께요한다.   때까지 순한 양으로만 있던, 물론 속이야 쓰렸지만,  , , 감사합니다라는 말한마디 올리고는 다시 차를 몰았다.

 

이런 헤프닝이 나중에 어떤 작용을 할지 모르겠다.   계산적이지 않고 삶의 지혜로서 몸으로 새겨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세상에 맞춰 살아가야 함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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