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6/21) 설악산 적벽 등반 중에 90M 추락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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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후등자 빌레이를 보기 위해 너른 테라스에서 저 아래의 등반자가 보이는 단애 끝으로 걸어가다가, 순간 멈칫했다.
후등자 빌레이를 위하여 자일에 그리그리를 설치하고는, 진작 자기확보를 하지 않은 걸 알았다.
깍아지런 단애를 올라서자 마자 거친 숨도 고르지 못하고 빌레이를 보자 했던 것은, 숱한 등반자들로 붐비는 바윗길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조급함이었다. 딱 한걸음 차이였다.
오랜 경력은 아니나 그간의 멀티피치 등반시, 등반 시스템이나 등반 중의 순간적인 임기응변엔 별 무리가 없었다.
덧붙이자면 숱한 장비 및 갖가지 매듭법의 활용도 스스로 만족한다.
그러나 등반을 다녀오고 나면 꼭 한가지 정도는 진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그 어려운, 아니 그 정도 피치에서의 등반은
잘할 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은 늘 있었다. 허나 누군가가 '너, 평소 노력을 얼마나 하니 ?' 하고 묻는다면,
'...맞어, 한게 없지' 한다.
그런데, 진작… 어떤 경우엔 스스로를 자책하는 건…그리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나는건...
그 때 그 순간의 아찔했던 기억이 매번 진한 회한으로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늘 '요 모양 요 꼴'로 되풀이 되고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젠, 이 짓거리 그만 둘 때가 되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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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디 젊은 피다만 청춘.
님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뼈에다 새깁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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