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양반은 한 소절과 한 소절 사이를 그냥 넘어 가는 법이 없다.
심지어 음절과 음절을 잇는 숨쉴 틈 없는 그 사이 마저도.
그렇다고 티브이에서 기교로 범벅한 졸망스러운 떨림과는 거리가 있고
듣는 이로 하여금, 폐부를 헤집고 울려 나오는 그 떨림의 진폭을 함께 넘나들게 하는…
글쎄 숨죽이고 듣다 보면 오줌이 마려워, 말하자면 이게 희열인지 아니면 전율인지,
아무튼 구분할 수 없는 그런 경계에서,
가슴 저 아래로 부터 끓어 오르는 恨 그런거.
울고 싶을 때 울음을 틔우게 해줄 것이 어김없을…
아~ 그의 소리판을 그만 놓쳐 버렸구나.
*
좋은 좌석으로 예약했으니, 토요일 저녁을 비워두라는 지우의 전화를 받고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건만,
여차하여 가질 못했다.
知友는 공연을 보고난 후 6집 CD를 우편으로 보내었다.
그 날 갔었더라면,
난 울었을지도 모른다.
오래토록 잊어버리고 있었던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기계음 만으로도 이렇게 떨리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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