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치계곡, 그 만만한 오름길... (명성산) 081011

강기한 2008. 10. 12. 13:08

한적하기 이를데 없던 느치계곡 옆을 끼는 등로는 산책로 정도로 완만하게 약사령 능선으로 이어진다.

 

등로에 면한 작은 沼는 낙엽으로 덮혀 있었다.

 

계곡 옆의 단풍은 그리 요란 스럽지는 않았으나 색이 곱다. 

 

 약사령 능선길로 막 접어 들기 직전의 용담(?)

 

약사령 능선의 완만한 구릉위에 핀 억새

 

완만한 구릉 아래는 습지인 듯...

 

푸른 하늘 아래에 핀 억새 뒤로는 어지러운 전차 훈련장이 멀리 보인다.

 

 

서편의 명성산으로 가는 약사령 능선

 

 

 

팔각정 아래의 억새 구릉

 

 

 

 

 

 

 

 

 

 

*

카메라 렌즈에 손자욱이 있었다.

  

#

 

 수유역에서 출발하는 버스의 소요시간을 너무 믿는게 아니었다.

신철원에 도착했을 때는  용화저수지로 가는 시골버스는 이미 떠나 버린 뒤여서 택시를 탈 수 밖에 없었다. (5,500원)

 

느치계곡으로 가려는 삼거리에는 아무런 표지기가 없어 무심코 접어들기 십상인 넓직한 길로 갔는데...아니다.

되돌아와 외딴 민가가 보이는 우측 길로 접어들었다.

 

도토리 묵을 빗고 있는 산골 아낙으로 부터 길 동냥을 구하면서 자생 천마도 맛을 보고,

묵도 맛을 보긴 했으나 만만치 않은 가격 탓에 사지는 않았다.

수더분한 산골 아낙의 인심이 장사 속이 아니라는 것 쯤은 단박에 알고 있기는 했어도...

 

소로의 등로를 잠시 올라서고는 다시 내리는 길이 아리송 했으나 느치계곡은 그렇게 놓여 있었다.

계곡을 따르는 길은 등로라고 보기에는 경사랄 것도 없이  마치 동네 어귀의 언덕 길 수준도 못될 정도로 완만하다.

 

갈수기 치고는 제법 흘러내리는 개울가로는 추색이 널려 있었고

비록 숲으로 가려진 하늘일지라도 간간이 가을 햇살이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스며 들어

연하게 어둑한 숲 길을 밝히는게 영락없는 가을 빛이다.

그 빛을 따라 올려다 본 하늘에서 내리는 짧은 눈부심을 피할 이유가 없다. 

 

순한 등로와 동격인 계류 또한 전혀 바쁠게 없이 쉬엄쉬엄 흐름을 이으며

 그 위로는 퇴색한 낙엽이 내려 앉아 물 위를 서성이고 있다.

  

좀체 사람이 찾을 것 같지는 않은...

꼭꼭 숨겨 두고 생각날 때 혼자 들추어 보고 싶은  이 길은

동 편의 약사령에서,서 편의 자인사에서, 남 편의 등룡폭포에서,

그리고 여기와는 또 다른 북 편인 궁예능선에서 명성산을 오르는 빠른 등로와는 비할 바가 아니다.

 

여유롭게 올라선 능선은 완만한 구릉을 이루었고 구릉의 여기 저기로는 억새가 푸른 하늘아래 간들거리고 있었다.

우로는 명성산을 오르고, 좌로는 약사령을 내려 각흘산으로 닿는 약사령 능선은,

사방의 조망에 막힘이 없다.

다만 접근로의 교통편이 만만치 않은게 아쉽기는 하나 

그 만큼 이 길을 찾는 산객이 드문 탓에 오히려 꽤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걸음에 문제가 없다면 서 편의 명성산에서 동으로의 각흘산을 횡단하는 산행을 한번 가져도 좋을 만하다.

 

억새 축제 기간만 아니라면 어쩌면 산행 내내 마주하는 산객을 만나기가 어려웠겠으나,

남북을 잇는 명성산 주릉으로 접어드는 헬기장은 단체로 온 산악회에서 점심을 먹느라 장날 처럼 붐볐다.

지금까지의 여유로운 산행은 바빠지기 시작였고

그 넓은 산마루의 등로는 마주치는 산객을 피하느라 조심스럽다.

 

팔각정 부근의 조밀하게 핀 억새구릉의 여기저기로 유산객은 빼곡히 들어섰고

거친 호흡을 내 쉬며 흙먼지 날리는 내림길을 동행한 친구와 함께 떨어지듯 달렸다.

 

*

 

느치계곡에서 약사령 능선을 올라 동 편의 각흘산으로 잇는 눈 덮힌 겨울 산행을 하고 싶다. 

북에서 부터 남으로 오르 내리는 골격이 선명한 한북정맥의 산 군들을 보고자 한다. 

 

 

 

 Nicola Di Bari - Il Cuore E'Uno Zingaro

 

 

 

 신철원은 와수리행 버스탑승  (6,6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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