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게바라 길... 그리고 몇, 해프닝... 080921

강기한 2008. 9. 21. 21:43

햇살이 귀한 숲길을 접어 들어 계곡을 따르면 미륵장군 봉의 초입으로 어프로우치 할 수 있다. 

 

신선벽 앞의 계곡은 여름 야영하기에 그저그만 일 듯...

계류 건너편으로 오르면 이내 초입이 나타난다.

 

계곡에서 장비세팅 중

 

 

 스타트 지점의 긴 테라스

 

 

 

 

 

 

 

1피치 테라스에서 빌레이

 

서광이 비치고 있다. 

 

코락 길을 등반 하는 악우의 뒤는 몽유도원도 리지의 스카이 라인이며 그 벽이 신선벽이다. 

 

 

  

오늘은 둘이 나란히 오른다.  나와는 애들 학부형....

   

청원리지를 등반하는 모습이 스카이라인으로 잡혔다. 

    

'체,게바라'길의 사실상의 등반 종료 지점에서 하강 준비를 한다.

 

옆의 코락길을 하강하는 악우 

 

체,게바라 길에 함께한 악우들

 

 

 

 

 

코락길의 말방 하강자 

  

  

 

 

나도 라이방 하나 사야쥐...

 

 

  

 

 

 

미륵 장군봉 등반을 마치고...  

 

<미륵장군봉에서> 

 

*

"낙서~ㄱ~``

그 소리가 들린 것은, "휘익~" 하며 허공을 베어내는 섬짓한 마찰음과 동시에

바로 곁의 악우 얼굴이 옆으로 돌아가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은 나의 동작 보다도 빠르지 않았다.

 

땅에 떨어진 동료의 안경을 줏어 보니 한쪽 안경 알이 빠져 있었으나, 그 보다는 낙석으로 안경테가 움푹하며 깊게 패여버렸다.

악우의 얼굴엔 작은 생채기가 눈 주변으로 생겼다.

 

*

 

"낙수~ "

작은 패트병에 담긴 물병이 떨어지고 있었다.

마침 직전에 위에서 내게 말을 걸던, 악우를 쳐다 보느라 떨어지는 물병을 보고는 내가 먼저 피했다.

 

 

*

 "나아~악 ... "

뭐라 하는 또 하나의 단말음이 위에서 부터 쏟아진다.

언제나 팀의 말번을 보고 있던 터라 위 악우의 상황을 주시 하던 중에,

암벽화 한 쪽이 위에서 떨어진다.

빠른 바위 슬랩에 몇 번 부딪히더니 크게 한 번 팅기고는 까마득한 저 아래의 수풀 속으로 잠겨 버렸다.

 

말번인 내가 마지막 피치를 남겨 둔 테라스에서 등반대기 중에 그랬다.

 

*

 

청원리지를 오르는 팀이 중간 탈출을 한다는 무선이 왔다.

뭔 일이 있었을까...하며 서로 짐작만 할 뿐이다.

 

까다로운 4피치를 오르던 중에,

10여 미터를 추락하였단다.

 동행한 악우가 귀경길에서 그런다. 

 

넋이 나간 그는 그렇다손 치더래도,

빌레이를 보던 악우는 울고 싶었다.

그러나 울음은 나오지 않더란다.

 

그러고 보니,

추락을 했던 후배 대장은 귀경 버스 뒷 칸에 긴 시간 홀로 누워 있었고,

그 멍한 두려움에 대한 이해가 비로서 왔었다.

 

" 아니, 형...사람이 어째 그래.

주걸지도 모르는데...아무 말도 엄꼬..."

 

바닥 위 1미터를 남겨두고 떨어지는 그 순간을 목격했던,

분이 풀리지 않았던 동생은 지하철을 타고 귀가 하면서 그제사 형에게

분풀이를 해 대었다

 

**

 

어제 장군봉에서, 집채만 했던 바위의 수직낙하.

그리고, 머리 위로 부서져 내리던 파편.

그 위험천만한...

 

***

 

설악 출발전, 사당에서...

 

 도착하지 않았는데, 인원 확인도 없이(?)...

거의 정시에 떠나 버린 버스를, 택시를 잡아서 매봉역에서 탓다.

 

폰마저 꺼져 있던 총무의 생각이 뭔지, 혼미스럽다. 

'忍'자 하나를 마음으로 새긴다고 했으나, 감정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A fellow told her that he did not see me at Sadang which is appointed place in.

However she answered to him that I was sleeping on back seats in bus, arrived in here a long time ago.

 

This is too much for me !!!

 

*********

 

 

이런저런 사고들이 점철된 설악의 원정등반에 대한 해단식을 일주일 후 관악역 주변에서 가졌다.

 

''안전등반'을 재 상기하면서,

잘 먹고 잘 놀았다.

 

홀로, 안양천변으로 자전거를 타고 귀가를 한다.

초 가을 밤, 외진 도심의 불빛이 되피어 나는 천변으로 달리는 마음이 시원하다.

 

페달을 천천이 밟아 가다가,

비탈진 길에서 쏜살같이 내려간다.

 

앞에 걸어가던 사람을 피해야겠다고 느낀 그 순간,

브레이크를 잡은 핸들이 심하게 요동을 친다.

 

허공으로 몸이 뜨는가 했는데, 갑자기 멍하다.

'.....'

 

누군가 내 어깨를 흔드는 걸 느꼈다.

 

'그냥 좀 내버려두지, 난 이게 편한데...'

"아저씨...아저씨..."

'그냥 내 버려 두면 좋으련만...'

 

 자전거 도로 바닥에 얼굴을 묻고 아무말 없이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나 보다는,

날 흔들어 깨우는 그가 더 걱정스러웠다.

 

스카프로 대충 머리를 감싸고는,

우측 브레이크가 파열된 자전거를 몰고 홀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

 

어느 아우님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뒤에서 음주 운전을 한 젊은 애에게 받혀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설악등반을 가지 못했다.

 

또 다른 아우님은 관악역에서 만나기 전날,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 되었다.

그가 자일을 잃어 버린 것은 사흘 전이었는데...

 

 

그 둘은 가까운 동기간이다.

 

 

 

 

 

첨부파일     묻어버린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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