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하다보니 댓글로 "축하합니다." , "감사합니다", 또 어떤 땐 " 진심으로..." 라는 말머리가 앞에 붙기도 하고, 간혹 어떤이는 "감축드립니다.", "경하합니다" 라며 사극에서나 나올 법한 극칭의 대사가 툭 튀어 나오기도 하더라. 축하할 만 하니까 축하하겠지, 하면서도 썩 마음에 와 닿지 않더라. 친분관계를 따질 것도 없이 그냥 의례적으로 갖다 붙이는 언사가, 그래 툭 까놓고 말하자면 식상하기 짝이 없어 신심으로 축하를 주고 받는다는 느낌이 별로 안들더라. 간혹은 억지 댓글을 유도하며 팔로우가 엄청나다며 축하를 받은 이의 허세를 과시하는게 빤할 땐 더 그렇다.
지나간 오락프로를 유튜브를 통하여 잠깐봤다. 여자 아나운서가 밥벌이가 시원찮을 시인 남편과 더불어, 자신의 수입 만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아나운서 치고 썩 빼어난 미모도 아니거니와 별로 고르지 못한 치열을 간간이 드러내면서 무능한(?) 남편을 믿고 서로 의지하면서 부족하지 않게 살고 있다는 얘기였다. MC를 포함하여 함께 모인 숱한 패널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어느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 아나운서는 얼추 1년만에 완전히 뜨고는 재벌가의 며느리로 들어 앉았다. 말하자면 인기 오락 프로그램 하나로 급신분 상승을 한거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그 때도 주변인들로부터 극칭의 축하 인사가 전해 졌는지는 아는 바 없다. 뭐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대놓고 얘기할 꺼리는 아니었으나 기분은 별로였다. 그러니까, '영악하기는...' 했었다. 그러고 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불룩해진 배를 안고 미국을 왔다리갔다리 하며 속칭 재벌가의 공항패션 차림을 찌라시 기사로 접한 적이 있었고 불과 얼마 전에는 아들의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문제가 있었다.
마냥 늘어지는 시간에 모니터를 통하여 처음 본, 삶의 가치관이 아름다울게 틀림없을 여자 아나운서의 가정에 앞으로도 행복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가게를 옮긴지도 2달이 다 되어간다. 낯선거리에 홀로 뚝 떨어져서 맨 땅에 숱하게 헤딩했다. 수십년 한 자리에서 날고 기는 선쑤들도 쩔쩔매는 작금의 오랜 침체기에, 막 굴러 들어온 난 더더욱 재간없다. 태생적으로 유행을 안타는 스타일이라 이런 것도 안 따라가면 될텐데, 한다. 어제보다는 오늘 그리고 내일은 더 좋아질게다, 하면서 일신우일신하련다. 다들 신심의 축하 인사 쯤은 미리 준비해두시라. 올해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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