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빙 둘러 용문산오르기 120107

강기한 2012. 1. 9. 13:08

 

 

 

 

 

 

 

 

 

 

 

 

 

 

 

 

 

 

 

 

 

 

 

 

 

 

 

 

 

 

 

 

 

 

 

 

 

 

 

 

 

 

 

 

 

임진년, 용의 해라고 했다.

 

천간 ; 갑을병정무기경신

지지 ; 자축인묘사오미신유술해

 

1592년 왜란후 7갑자만에 돌아 온 2012년 흑룡의 해란다.

음양오행상 壬은 北이고 색깔은 黑이다.

해서 올핸, 방년 스물몇살짜리가 대빵인

저 위쪽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나 우짠다나.

 

 그건 그렇고 우째뜬 용해데...

용문산행은 그렇게 결정되었다.

허긴 가평이나 양평 외엔 겨울 산행으로 딱히 갈 곳도 마땅찮다.

대중교통편이 더없이 좋기도 하고. 

 

신점리를 지나 먼지 폴폴 날리는 용계골 등로를 접어들 때까지도 썩 재미없었다.

'겨울 산행이 이러면 안되는데...'

허나 용조봉을 우회한 안부에 올라서자 적설은 발목으로 잠겼다.

'그러치...'

 

더운 김 개어올리며 812봉을 올라서고 한강기맥을 따라

눈덮힌 능선오르내리며 폭산으로 잇는다.

앞서가던 검은산님왈, 산돼지 한마리 풀쩍 뛰어 저 아래로 달려갔단다.

 

'맞짱떠도 될텐데...'

'우린 셋이잖어.'

 

4번째 밟는 폭산.

문례봉이라 불리기도 하고 1004m 높이로 천사봉으로도 불리운다.

서남으로 철구조물을 이고 있는 진행방향의 용문산을 위시하여

중원산이 손에 잡히고 기맥길 저편의 도일봉도 빤하다.

북으로는 봉미산은물론 서편의 유명산과 중미산 주변의 산능선들도 눈에 익다.

앙상한 겨울나무 가지 사이로 삥둘러 선 여전한 고산준봉들이 반갑다.

 

폭산에서 문례재로 이르는 능선은 눈 융단길이다.

이런 길은 죙일 걸어도 좋다.

가끔 무릎까지 쑥 잠기는 눈더미가 진행을 방해하지만

검은산님의 러썰을 뒤따르면 아무 문제없다.

우짜다보니 나도 모르게 선두에 섰다가 뒤에 바짝 따라붙는 바람에

식겁하고는 슬그머니 뒤로 빠졌다.

 

애써 오른 무명봉에서 등짐풀어  더운 숨 몰아쉬고는

뜨거운 물 한잔 들이켜 갈증을 달려고 한숨돌린다.

 

용문봉으로 나뉘는 문례재에서 산정까지, 900M.

배낭내리고 쥬스 한모금 들이킨다.

싸한 즙이 식도를 훑으내리며 허겁지겁 달려온 속의 열기를 급히 식힌다.

 

군철조망을 부여잡으며 트래버스하는 능선으로 붙을까 하다

한눈에 봐도 만만찮은 심설사면으로 그냥 우회한다.

이어지던 길이 아리송할 무렵,

별 수 없이 덩쿨헤치며 마구잡이로 눈무덤 헤친다

시원찮은 발디딤으로 옆으로 '폭' 하며 고꾸라지며

목만 빼고 눈속으로 자맥질한다.

 

앞 선 궐자는 어느새 올라선 등로에서

허우적거리는 그 장면 어김없이 포커싱으로 잡아챈다.

'아니 저 양반은 어떻게 여길 건너갔지.' 했다. 

그건 지나간 흔적도 없었기에. 

 

설사면 돌아나오자 마자 숱한 발걸음으로 눈과 흙으로 범벅인 기존등로다.

반갑기도하고 섭하기도 하고. 

그 등로 디디고 기어이 산정으로 섰다.

 

 온 사위가 다 눈아래다.

 정북으로  화악산과 응봉이 개스를 뚫고 머리를 내 밀었으며

좌측으로는 명지산과 연인산이 개스층 그 경계에서 아슴하다.

우측 지근의 봉미산은물론 그 시선을 뒤로 던져 장락산도 한 눈으로 건졌다.

 

도일봉너머 비슬고개 저편으로는 기맥상의 소리산으로,

디디고 선 용문산의 큰 산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허공으로 스틱 막 휘저어보나 그 그림자는 잡히지 않는다.

허긴...

 

통신용 철구조물과 군부대로 시야 가린 서편의 유명산군이 가려짐은

여기 올 적마다 느끼는 불만이다.

그 보다 더함은 남으로 이어지는 백운봉은 

마음먹고 용쓰면 넘어질게 뻔한 차폐물로 아예 막아버렸다.

그렇게 용문산정에서 한참을 게으름 피웠다.

 

어둠을 헤치는 바쁜마음과 달리 

뜸한 걸음 지겹게 이으며 동남으로 길게 산을 내렸다.

셋은 오늘 용문산을 전세내었다.

 

 

 

 *

 

 

 

용계골 들머리

 

 

 

 

용계골의 이정표.

신선봉은 용조봉의 이명.

 

바위의 중간에서부터 나온 빙폭.

대체 물이 어디에서 흘러 나왔는지...

 

용계골 상류

 

본격 오름길.

 

서서히 눈이 나타나기 시작.

 

용조봉 아래의 안부.

좌는 출입통제지역인 조계골 우는 올라온 용계골.

앞 사면은 가야할 812봉 방향.

 

 

 

 

 

 

 

 

 

 

 

 

 

 

 

812봉에 올라서서 잠시 휴식.

 

 

 

 

 

한강기맥으로 합류되는 3거리.

 

내려선 812봉

 

 

 

 

 

 

 

 

 

 

 

 

폭산에서 바라보는 서편능선.

 

폭산에서 용문산정이 지근이다.

 

 

 

 

 

 

 

휴식중에 뜨거운 물한잔으로 갈증을 달랜다.

 

 

 

 

 

 

 

 

 

 

 

문례재는 용문산과 폭산 그리고 용문봉 방향으로 나뉘는 3거리.

 

군부대 경계를 우회하려 설사면으로 접어들었다가

발이 허공에 뜬 듯, 심설 속에서 자맥질도 하고.

 

 

 

 

 

 

 

임진년 용해 용문산정에 서다.

 

정북으로 보이는 화악산과 그 우측의 응봉

 

용문산의 그림자가 동편의 산등성이로 드리웠다.

좌는 지나쳐온 폭산과 그 우측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과 첫봉이었던 812봉.

가까운 우측 능선은 등로가 험한 용문봉.

 

2시간여 어둠을 가르며 산을 길게 내렸다.

 

위 우표 사진들은 동행이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