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憂慮와 아픔.

강기한 2008. 2. 20. 18:27

 

통장 비밀번호를 첨에 만들 나름대로 고민 꽤나 했다.

어느 누군가 이런저런 사유로 통장을 손에 넣어 우연히 누른 비밀번호가 들어 맞아 돈을 모두 빼내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10 중에서 4개의 숫자를 뽑아 내어 섞는 작업은 어려운 일이었다.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많을 때는 거의 기백만원이 한꺼번에 사라질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여전히 있어, 현금 인출기에서 5만원 가량의 용돈을 때는 내 행동거지가 그리 자연스럽지 못한 것 같다.

 

어느 통장이 있다.

통장의 비밀번호는, ‘0000’ 이다. (실제로 숫자 4개다)

잔고가 억원 이다.

다른 통장의 비밀 번호도 공교롭게도, ‘0000’이며 통장의 잔고는 십억 까지라고 한다.   통장의 예금주는 다르다.     많은 돈이 들어 있는 통장의 비밀번호가 아주 간단하게 만든 자의 배포(?) 보통이 아니다.   그런 같은 비밀번호를 만든 자들이 수두룩하단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느 통장의 비밀번호는, ‘1111’ 이며 다른 명의의 통장도.’1111’ 되어 있다.   들어 있는 돈들도 내가 신문지에 낙서 삼아 그릴 있는 숫자의 돈으로, 작게는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인출되는 금액은, ‘385493742 이다.

만원 단위로 돈을 빼내는 나와는 달리, 보다 백배나 많은 돈을 가진 자들이 1원 단위까지 인출한단다  

되면 쪼잔함의 극치는 이미 쪼잔함이 아니다.

참말로 희한한 금융 거래.

더군다나 가지 까무라칠 일은,

이런 통장들이 현재까지만 무려 3,800 개가 있으며 이 보다 더 많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삼성 비자금과 관련하여 특검팀에서 조사 중인 내용의 일부 들이다.

전현직 삼성 임직원인 예금주들은, 통장의 돈은 차명계좌가 아니라 모두 자신의 돈이라고 한다.

것만 가지고는 3,800 개의 수천억원에 이르는 돈들이 차명계좌로 조성된 비자금이라는 증거는 되는 걸로 안다.

 

수사에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는 공연한 얘기를 미리 해 두고는,

한결같이 자신의 계좌라고 주장하는 그들은 자신의 자식들에겐 어떻게 가르쳐 왔을까.

잘했다고’  머리를 쓰다 듬으며 주인이 던져 주는 먹이를 낼름 받아 먹고는,

오늘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아픈 마음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프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2/20/20080220009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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