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악산 080106

강기한 2008. 1. 6. 21:48

얼마 쯤 올랐을까.

음산해 진다.

등로에 깔린 습설은 여전한데,

앙상한 나무가지엔 서리꽃이 연하게 피어오르고 사위가 뿌여졌다.

순식간이었다.

고소모의 귀내리게로 얼굴을 덮어 씌우고 시야를 더욱 좁게 하고는

발을 가만이 내딜 뿐이다.

짙은 고요가 두려웠다....

 

화악산 중봉.

 조망이 없다.

굳게 잠긴 철망 저쪽으로 서 있을 정상의 기지는 커녕,

바로 옆에 얽기설기 서있는 요상한 철구조물의 형상 조차 희미하다.

오름길 내내 잠잠하던 바람이 분다.

견딜만 하다...아니 별 것도 아니다.

그냥 떨어지기 아쉬워 사진도 찍으며 잠시 홀로 어물어물 했다.

어떻게 올라온 곳인데...하면서,,,,

 

날이 많이 포근했기 때문에 그 나마 중봉에서 서성거릴 수가 있었을 게다.

비슷한 높이인 소백 비로봉 부근에서 치를 떨며 바람을 받아내던 그 날을 잊지 않았다면,

이건 감사할 일이다.

 

잠시 내려선 바람이 머문 곳에서 찬 밥을 먹고는 커피 한 잔 한다.

게이터와 매발톱으로 무장을 하고는 애기봉 능선으로 이었다.

1시간 40분에 걸친 능선길은 여전히 연무가 가득하여 곁눈질할 이유가 없다.

 

올라선 애기봉에선 가스가 걷히기는 하나, 먼 저 편 산능선과 아래 마을은 여전히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

애기고개에서 내려선 임도를 가로 지른다는 것이 낙엽이 무성한 급사면을 굴러가듯이 떨어진다.  

멧돼지의 흔적으로 모골이 송연해진다.

호르라기를 불어대며 잔뜩 얼은 지 계곡을 간신이 찾았다.

작은 물은 언제나 산을 넘지 않고 큰 물을 찾기를 거르는 법이 없다.

가평천의 바위에 앉아 숨을 모아 �고는 흐르는 얼음물을 들이켰다. 

 

익근리 명지산 주차장.

어느 젊은 부부 산객의 차를 히치하여,

가평까지와 바로 이어진 청량리 향 버스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06:00   구일역 승차

06:43   청량리 버스환승장

07:03   목동향 1330-3 버스탑승 (차가 늦었다)

08:20   가평터미날 경유

08;30   목동도착 (7,8명의 산객이 있다)

08:50   화악리향 33-3 군내버스 도착및 출발

09:11   화악리 종점 도착 (2명의 약초 캐는 산객은 홍적리에서 하차)

09:27   건들내 (천도교수양원 진입 입간판 / 중봉까지 5Km)

10:02   쉼터 (천도교 수양원 직전)

11:54   군 작전도로 (중봉 700M)

12:03   중봉안내 이정표 (300M)

12:08   이정표 (200M / 여기서 부터 중봉 까지는 급경사이며 차라리 아이젠을 하고 오름이 낫다)

12:25   중봉

12:29   중봉 하산 (적목리에서 올라오는 산객을 만남 / 09:20분에 입산하였다 함)

12:35   점심

13:05   애기봉 능선으로 출발 (게이터와 아이젠을 착용)

13:41   연리목

14:43   애기봉 (중봉에서 3.27 Km)

15:35   애기고개 (애기봉에서 1.94 Km)

15:54   임도 갈림길 (통신탑에서 임도를 버리고 좌측으로 진입하였다가 잠시 후 길 잃음)

16:11   이름모를 버섯 채취

16:20   지 계곡으로 겨우 내려섬

16:38   가평천 / 산행시간 7시간 10분

17:00   명지산 주차장에서 부부산객의 차를 동승

17:20   가평터미날

17:30   청량리향 1330-2 버스 출발 

19:20   청량리 현대코아 도착

19:45   인천향 지하철 출발

20:25   구일역 도착

20:40   집 도착

 

 

 

 

 

쭉쭉빵빵, 울울창창

 

햇살이 귀했던 그 숲길 

 

서리꽃이 피기 시작한 오름길 

 

이 표지를 못 보면 군 기지로 다다름...(급 커브 오름길 바깥 쪽에 서 있던 것을 '이게 뭔가?' 하며 서리를 벗겨 내어서) 

 

급사면 200미터를 간신이 올라 선 중봉...짙은 가스로 조망 제로...

 

그냥가기 아쉬워... 

 

서리꽃 옷을 입은 솔잎 

 

애기봉 가는 능선길에서 

 

바람이 머문 곳에서 홀로 점심을 먹은 후 게이터와 아이젠을 착용. 

 

얼마나 그리웠으면...(능선길섶의 연리지)

 

길은 애기봉 허리까지 계속 이랬었다.

 

행여나 떨어질세라... 

 

기생...그 질긴 삶.

 

애기봉... 하늘이 조금 열렸으나 조망은 시원찮았다 

 

화악리에서 빗어 온 저길은 애기고개를 거쳐 화악산을 가로질러 서쪽의 도대리로 이어진다 

 

애기고개. 현 15:35 /  임도를 따라 도대리 쪽으로 하산

 

솔가지에 걸릴려는 오후. (중계탑에 매달린 리본을 보고 그 쪽으로 내려 가다가 길을 잃다) 

 

급사면을 구르듯이 내려 오다가 계곡을 따라 조심조심...(물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아래로 달려가기에 그 희망을 찾아서...) 

 

 지류는 본류에 합류하며 길 잃은 객을 안내했다 (내려선 곳의 맞은 편은  다행히도 명지산 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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