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를 거쳐온 강물은 서로는 한강으로 흐르고 남은 물은 팔당호로 모인다.
1. 해 저무는 강변길을 걸어 나왔다.
정암산을 내려선 귀여리에서 퇴촌사거리로 나가는 버스는 한시간 반 뒤에 있었다.
'5Km ?... 차라리 걷는 편이 낳겠다.'
팔당으로 이어지는 기나긴 강변도로를 따라 가끔은 밭을 가로지르기도 했으며
하루를 마감하려는 해가 금빛 노을을 강물 위로 길게 드리우는 걸 보면서 길을 걸었다.
수청리의 선착장에서.
2. 강변길 드라이버
초파일.
저녁 노을이 강변을 끼고 도는 그 길이 생각나 길을 나섰다.
팔당으로 접어드는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안해와 함께 한 숨만 쉴 뿐, 별 방도가 없다.
4시간 만에 도착하고는 겨우 밥 한그릇 먹는다.
날도 꾸물꾸물한 게,
맑은 날 늦은 오후 강변으로 여유로운 시선던지며 터벅터벅 걷던 그 느낌과는 달랐다.
흐리면 흐린데로, 또 다른 맛이 있다.
*
3. 소래생태공원 그리고 포구 어시장
며칠 째 날이 궂다.
'우중산행도 재미있는데...'하는 데 까지 생각이 미쳤으나
일기예보는 거의 폭우 수준이다.
간간이 내리는 비 정도야 했는데 문제는 남부에 이어 곧 중부지방으로 몰려 올 태세다.
소래염전이 문득 떠 오른 건,
그다지 멀지도 않을 뿐 더러 차량소통으로 인한 낭패를 당할 염려가 없기 때문이었다.
갯 바람에 실려 간간이 흩뿌리는 정도의 비에,
안해와 함께 방수 재킷 하나씩 걸치며
폐 염전의 수초 길 사이를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며 거닐었다.
붓꽃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누군가 꽃창포라고 했다.
갸우뚱 하며 인터넷을 뒤졌다.
역시 누군가는 붓꽃 이라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꽃창포라 했다.
머리 아프다.
꽃이름 하나 알려다 원치 않는 혼란이...
세상에 쉬운게 없다.
초봄의 산수유와 생강나무가 그랬고,
한 여름 철에 피는 참나리, 중나리, 털중나리...등의 십여개나 되는 나리 꽃의 구별은 증말.
그리고 가을엔 구절초, 쑥부쟁이,개미취...등이 그렇다.
오기가 생겼다.
위 꽃은 각/시/붓/꽃/이닷 !
반시간 가까이 서핑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소금창고 그리고 수차.
염전으로 바닷물을 퍼 올리는 수차가 있었다.
올라가서 수차를 발로 디뎌봤으나,
아~ 이게 아무나 돌리는게 아니었다.
까딱 잘못하면 사고 나겠더라.
몇해전 인근 시흥염전에서 수차밟기를 해봤다.
굳게 닫힌 소금 창고의 문.
소금 창고 옆에서 커피 한잔.
허물어진 창고벽면의 판자.
판자집... 어떤 향수가 있다.
옛날엔 소래 염전에서 꽤 많은 소금을 생산한 듯.
소금창고가 10개 쯤 있었으나 그 중 단 하나만 교육및 볼꺼리를 위해 관리되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이렇게 방치되어 세월에 허물어져 가고 있었다.
수초 옆으로 바다물 웅덩이
옛 염전의 곳곳은 함초밭이었다.
함초(=퉁퉁마디)
이게 한방 약재로 어디에 좋다고 하던데...
나무 난간위로 갈매기가 쭉 나열하며 앉아 있었는데,
나이 지긋한 어느 한 쌍이 성큼성큼 데크위로 걸어가자 그만 날아가버렸다.
진작 그들은 아무 일 없는 듯이 이내 돌아 나오더라.
공원내의 저수지
염전 저편의 아파트 촌
초원, 아니 염전 수초 위의 풍차
돌아가는 풍차가 목가적이다.
관광및 교육용으로 관리되는 듯한 염전 그리고 소금창고.
작약 ?
생태공원 인근의 소래포구를 들렀을 땐 가랑비가 제법 흩뿌렸다.
좌판에 걸터 앉아 얼기설기 설은 회 한 점 할려 했는데...
생낙지 7마리 만원이란다.
먹갈치, 젓갈도 좀 샀다.
포구 시장 안의 풍경.
꽃게가 제철인가 보다.
젓갈가게
건너편 월곳에서 본 소래포구 / 지난 4월초
옛날엔 왼편의 협궤철로를 통하여 소래에서 생산된 생선과 소금을 실어 날랐는데,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관광용 풍물다리로 이용되다가 붕괴가 우려되어 지금은 통행이 금지되었다.
蘇來浦口.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군대를 이끌고 여기로 상륙했단다.
*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바쁘다.
여전히 꾸물거리는 낙지를 난도질 한 후 대접에다가 담았더니 넘칠 정도다.
참기름에 깨소금 뿌리고 막장 초장 와사비장 총 동원하였으며 깻잎과 상추도 준비 완료.
그리고는 포장해 온 다른 횟꺼리와 함께 소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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