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염천에 긴 능선을 오르내렸다.
이 정도 거리와 시간이 걸리는 산행은, 겨울엔 늘 그랬다.
허나 여름은 아니었다.
강원도의 홍천과 맞 닿은 경기도 양평의 끝에 위치한 산음을 시골버스로 찾았다.
山陰.
그러니까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볕이 들지 않을 만큼의 澳地...
보건소 옆 도로의 개울에서 봉미산이 빤히 올려다 보인다.
개울을 따르는 등로는 잔뜩 우거진 잡초 사이로 간간이 어지러이 긴 금만 내어주고 등로는 쑥 잠겼다.
가끔은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잡풀을 헤쳐야 했다.
30여분 경과 후에 잡풀 더미 사이로 나타난 폐가.
여전히 이어지는 지계곡의 등로를 잠시 따르는 듯 했다가 이내 돌아 선다.
직전 왼편의 벌거숭이 사면의 저편 낙엽송 길을 따른다.
이내 어두워진 등로는 산정에 서기까지 좀체 밖을 보여 주지 않는다.
원추리를 비롯한 여름 야생화가 드물지 않게 숲으로 있었고
이름모를 온갖 버섯류는 그야말로 지천으로 늘렸다.
등로는 숲에 잠겨 머리에서 내리쬐는 햇살은 없을지라도
쉬엄쉬엄 올라서는 오름길은 입에서 단내를 연신 개워 낼 무렵에 봉미산정으로 올라선다.
2시간 걸렸다.
남으로의 용문산 시설물과 조금 못미친 왼편으로 폭산이 가물하다.
동북으로 지근에 있을 소리산은 짙은 나무 가지에 몸을 감췄다.
숱한 잠자리가 어지러이 산정을 맴돈다.
조망이 썩 맑지 못하여 여기저기로 시선 던지기가 게을다.
산정에서의 이정표가 불만이다.
준비해 간 3매의 지도 어디에도 표지기에 기록된 '성곡'은 없었다.
컴파스로 현 방향을 잡는다손 치더래도 어지러이 난 숲 길에서
이내 길치가 될터인데...
'성현' 이 아니고 '성곡'이라.
峴과 谷은 다른데...
아니, 영 반대 개념일 수도 있을텐데.
봉미산을 내려 남으로 다시 올라선 봉(812?)에서 갈림길이 뚜렷하다.
그러니까 3거리.
좀전의 '성곡'은 온데 간데 없고 '설곡리'.
도상에 있는 서편의 '설곡리'는 갈길이 아니다.
정치를 다시하고 (그러니까, 현 위치는 812봉 이라 단정)
직진 보다는 우측의 가파른 내림길로 마음을 다 잡았다.
설곡리 방향이다.
적어도 수직 300 미터는 더 떨어지고 난 후, 임도가 나와야 된다.
'임도에서 길이 나뉘겠지...'
산음휴양림이 가까이 있는 듯,
올라오는 산객 두어분을 마주했으나 그들 역시 이방인.
괜히 넋두리를 한다.
"무슨 이정표가 이러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반가운 임도를 가로 질러 사면으로 다시 붙었다.
힘에 겨워, 더위에 지쳐 휴식을 취할 겸하여 점심을 한다.
염천에 마른 밥 삼키는 게 여간 힘들지 않다.
임도에서 부터 폭산까지는 단 한번의 평지도 내어 주지 않는 가파른 오름길이다.
숨이 턱에 몇번이나 부딪힌 끝에 폭산으로 올랐다.
봉미산에서 2어시간이면...했는데, 꼬박 3시간 걸렸다.
용문산은 서남으로 한층 가까워져 있었다.
폭산 또는 문례봉 1004 미터...
그래서 천사봉이라 불리운다.
동으로 이어지는 조계재에서 내리는 저번의 조계골의 거센 계류가 이 복중에 삼삼하였으나
미답지인 용문봉에 족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어, 남의 문례재로 발길을 잡는다.
모처럼, 산길이 여유롭다.
경사도 없었으며 노란 원추리꽃이 군락을 지어 산행길이 즐겁다.
재에서 용문산정은 지근이라는 표지기를 뒤로 두고 반대편인 용문봉으로 이내 방향을 잡았다.
산은 여지껏 육산의 형태를 벗어 버리고 이내 크고 작은 암릉을 오르내리는 골산으로 변하였으며
우측이 뚝 떨어지는 바위단애 저편으로 백운봉과 용문산이 가깝다.
늘 그렇듯, 지나쳐 온 발걸음을 뒤돌아 보는 것은 즐겁다.
'그 때 말이쥐...저 능선에서...'
암릉이 잠시 끊어지는 숲은 간간이 길 찾기 애매하여 흔적이 뭉게지곤 했는데
잠시 갸우뚱 하다가도 이내 제길 찾는다.
헤깔릴 때 마다 무대뽀가 아니라 침착하게 길을 더듬은 덕이다.
우측 숲 저 아래로 관광객을 부르는 유원지의 스피커 소리가
들려온지 이미 오래였건만 산길은 좀체 끝을 주지 않는다.
더위 먹은 발걸음으로 얼마 남지 않았을 가파른 하산길이 더욱 곤욕스럽다.
용문사 일주문에서 8시간에 걸친 산행을 간신이 마친다.
그늘진 개울에서 웃통을 벗어 젖히며 머리를 계류에 담구며 벌건 열을 내렸다.
마음 같아선 팬티 차림으로 계류에 쑥 잠기고 싶었는데,
휴가 기간의 용문사는 이미 만원이었다.
*
산음 버스 정류소의 풍경 (양평에서 석산리행 08:30 발 하여 용문을 08:50 경유하여 종점인 석산리까지 간다)
시골의 폐교를 차도 마시는 전통문화원으로 변경했다.
개울 옆의 엉겅퀴
달맞이 꽃
숲으로 접어들고서 본 저편의 산등성
솔...
작은 지개울이 내리는 외딴 폐가를 끝으로 왼편의 낙엽송 군락지로 등로가 이어진다.
원추리
망태버섯. 조그만 더 기다리면 노란 망태를 좌악 펼칠 참이다.
버스 하차 후 2시간에 걸쳐 오른 봉미산. 남으로 용문산이 희미하게 보였다.
식용 유무를 안다면 엄청나게 채취할 수 있을 정도로 등로는 각종 버섯이 지천이었다.
그냥 지나치기에 모양이며 색이 특이했다.
허긴 진짜 특이한 ...만져본 느낌이 어찌나 사실적이었던지 징그럽다 못해 두려움을 느낀 버섯도 있었다.
임도를 내려서고 폭산으로 막 접어들어 뒤를 돌아보며... 우측의 봉우리가 봉미산
폭산에서 가까이 보이는 용문산정 / 폭산은 문례봉으로도 불리우고 천사봉으로도 불리운다.
폭산에서 문례재로 가는 등로는 오르내림이 적어 한결 수월했다.
여름산은 원추리 꽃이 한창이었다.
문례재 / 우측은 용문산 방향. 표식은 없으나 좌측의 용문봉으로 향했다.
용문봉 능선에서 지근인, 좌 백운봉과 우 용문산정
문례재에서 시작되는 용문봉 능선길은 크고 작은 암릉을 숱하게 오르내려야 했으며 간혹 길을 찾너라 한층 조심스러웠다.
*
양평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군내 버스시간표
*
얼음물 2 리터 + 매실음료수 0.5 리터
8시간 산행 하면서 마신 물의 양이다.
산행 중 필요한 물의 양을 연구 조사한게 책에 있었다.
시간 당 대략 5Gr/Kg 의 땀이 빠져 나가므로 그만큼 물을 보충 해줘야
체력 유지는 물론 열 피로와 근육경련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땀으로 빠져나간 전해질 보충을 위해 미네랄정제를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
그러니까,
70 Kg X 8 Hrs X 5 Gr/Hr.Kg = 2.8 리터
의 물을 마셔줘야 된단다.
하산 후 500 ml 생수 하나를 사서 마시고 나니 그제사 갈증이 풀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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