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봉에서 거망까지 [컬럼비아 FT] 080327

강기한 2008. 3. 27. 22:13

 

딱히 없었다.  3시간 이상을 달려 버스가 남령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다들 오름길의 사면으로 바로 붙었다.  행여 다른 이가 먼저 가면 어쩌나하며 먹지도 않은 우월감으로 산으로 달려 가는 무리 중에 객도 한 몫 했.   이럴 알았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빠른 비탈을 20 지났나.   그래도 성이 안찬 몇몇 중늙은이들은 잽싸게 좁은 급사면을 가로 지르는 하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지난 산을 걸렀다고 내내 소화도 되는 듯하며 온몸이 찌뿌둥하는 것을 오는 주말을 참고 기어이 주중 산행을 나섰던 것이었다.  덕유산 남쪽 자락의 거봉 들이 오늘 산행지 였었고 동안 마음에 두기만 하였는데 맞춰 행차를 하는 안내산악회에 밤늦게 기별을 넣었던 것이었다.  

 

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려 오는 내내 하늘이 우울해 보이는가 했는데 선잠으로 차창으론, 사선으로 짧게 끊어지며  간간이 맺히던 빗방울은

고도가 높아진 산에선 싸락눈이 되어 그나마 애매했던 등로를 빠르게 지워 버린다.   하이고, 이런 낭패가 

 

남령에서 부터 치올랐던 급사면은 두발로는 버틸 수가 없어 가지를 붙잡아 당기면서 올라서는 곳은 그나마 다행이었으나 겨우내 시들다 못해 이미 녹아내린 희미한 검불이 깔린 사면에서는 아래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걸음을 디디나 미덥지 못하다.   종아리의 단단함이 등줄기를 타고 얼굴까지 퍼질러져 올라온다.  자칫하면 2,30 미터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곳이 여럿이다.      만만치 않다. 

 

훈련된 특수요원 처럼 이미 예사 객들이 아닌 동행인들은 거친 숨을 연신 토해 내면서도 누구 하나 쉬었다 가질 않는다.   ~~정말 이런 산행을 할까.   어쩌면 저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몇해 가을, 설악의 오색에서 까만 새벽에 밀려서 올라가던 그것과 그리고 도마령의 오름길에서 오도가도 못한 시간 반을 영문도 모르고 기다리던 지난 겨울 민주지산에서의 정체그래 바로 악몽 같은 단체 산행에 기겁을 이후 겨우내 가평일대의 심산을 홀로 닿는 데로 유유자적 했었다.  아무래도 그게 좋다.

 

잠시 햇살이 길게 쏟아지는가 했는데 뿐이었다.   후드를 덮어쓰며 볼의 고무 스트링을 당기고는 후드가 벗겨지지 않도록 야무지게 무장을 했다.    지난 일요일 시장가면서 우산을 같이 쓰고 가자던 아내의 제의가 무색하게 우비 대용으로 당당히 비를 맞고 갔었는데, ‘ 정도의 눈발쯤이야…’ 했다.  

  

 

<하늘이 잠시 열리던  진행할 능선을 담는 >

 

 

 

능선을 올라서자 등로의 좌우는 떨어지는 낭떠러지다.  아래로는 연무에 가려진 마을이 간신이 눈에 들어오고 장쾌하게 남으로 뻗어 나간 능선 저쪽으로 자리해야 거망산과 황석산은 모습을 가름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고산 마루가 개스에 자욱이 잠겨 안개 속을 걷는다는 것은 아니고 그리 시원한 맛이 없다는 정도이다.

 

 

<싸락눈이 눌러 붙은 능선의 나무>

  

 

<왼편의 희미한 봉우리의 남덕유산을 뒤돌아 보며>

 

 

잠시 뒤돌아선 북편 너머로 여전히 눈이 사면을 가린 옹골차게 쏟아 오른 봉이 남덕유산임을 어림으로 짐작할 있으나 푸른끼 없는 하늘은 이상의 것을 내어 주려 하지 않는다. 

먹고 가자던 동행객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등짐을 내던지 벗어 버리고 급히 생수를 들이키자 엷은 얼음이 속에서 부서지고는 등골을 훑어 내리며, 거침없이 달려온 몸의 더운 열기를 순식간에 씻어 버렸다.  눈발이 강하게 내리는 통에 후드의 고무를 한번 당겨 스토퍼에 끼워서 고정을 시키고는 등짐을 열어 잽싸게 허기를 면했다.  

 

 

<잠시 요기를 하던 곳> 

 

 

<능선상의 이정표>

 

 

 

 

 

 

아무래도 황석산까지는 무리라는 판단이 섰다.   오래 전에 금원과 기백산에서 이쪽의 능선을 밟아 보고 싶은 그리움을 오늘 해소 하는가 했는데, 도대체 뭐가 보여야 그리움을 새겨 보기나 하지  여지껏 마루를 지나쳐 느낌으로 보건데, 푸른 여기저기로 열리는 조망으로 맛이 상당하리라는 믿음에는 의심이 없다.

 

 

<거망산 아래의 안부, 너른 평원이 푸근하더라>

 

 

월봉에서 거망으로 이르는 능선마루는 좌우로 깎아지른 단애 말고도 등로 옆을 따르는 억새밭의 여유로움과 넓직한 산정평원이 제대로 어우러져 있어 후일 유유자적할 만한 곳이라 저절로 마음에 새겨진다.

 

 

<우박처럼 쏟아지던 싸락눈이 내밀은 위에 금새 쌓였다>

 

 

<심산 계곡의 여린 나뭇가지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모질었던 지난 겨울을 잘도 견뎌 내었구나>

 

 

<지장골로 거침없이 쏟아지는 지난 겨울의 여흔> 

 

 

<겨우내 쌓인 눈이 녹아 내린 지장골은 수량이 대단하여 여름 피서지로 그만일 같더라>

 

 

내림 길은 눈이 녹아 내려 진흙탕이 되어 객의 등산화와 바지를 범벅이 되게 하였고 마음껏 몸을 풀어버린 아래 거침없이 달려가는 물소리가 골을 메우며 여린 가지 위에도 봄은 가만이 내려와 앉아 있었다.   

 

 

<산을 내려서자 신과 바지는 흙 범벅이었다>

 

 

<용추사 대웅전의 옆문의 문고리>

 

 

<대웅전에 걸린 편액>

 

 

<가는 바람에도 쉴새 없이 댕그랑 거리던 용추사 대웅전 처마에 걸린 풍경>

 

 

<용추사 대웅전>

 

  

<굉음을 내며 시원하게 떨어지던 15M 높이의 용추폭포>

 

 

<지리,덕유산 군에서 가장 수량이 풍부한 용추폭포> 

 

 

<일주문만 댕그러니 남은 폐사인 장수사 일주문의 단청>

 

 

 

*

 

   <FT>

 

 

도로에는 가랑비가 내렸으나 고산에는 눈이 내렸다.  산행 내내 자켓을 착용하고 후드를 썼다 벗었다 했다.  카라(Collar) 후드에 관한 것을 언급한다.

 

 

1. 목 카라의 고정은 벨크로 테잎(찍찍이)이 편하다.

 

장갑을 끼는 겨울에는 칼라의 똑딱이 단추를 채우기가 곤란하다.  벨크로 테잎은 장갑을 끼고도 채움에 어려움이 없다.  이때 벨크로 테이프은, 한쪽은 세로로 ( l ) 하고 상대 쪽은 가로() 하면 채우기가 쉬워진다.  어느 계절이나 똑딱이 단추 보다는 벨크로 테잎이 편하다. 그림과 같이 벨크로 테잎을 덧대면 똑딱이 쇠붙이로 인한 원단 손상에 대한 보강도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2. 후드(Hood, 덮개)

 

1) 후드는 수납형이다.

 

고가의 자켓을 아웃도어 외의 일상생활, 말하자면 타운웨어(외출복)으로도 착용한다.  이를 목뒤로 늘어진 후드를 탈착 시키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탈착된 후드는 별도로 보관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관상의 문제가 있다.  지퍼로 탈착은 있되 카라(Collar, 옷깃) 속으로 내장하면 여러모로 편하다.  약간의 부피가 부담스러운 착용자들은 별도로 탈착 보관을 해도 것이고, 산행시에도 거추장스럽게 뒤로 달고 다니니 보다 (배낭을 다시 때는 뒤로 늘어진 후드가 걸리더라) 내장된 상태에서 필요시 양손만 뒤로 하여 간단하게 후드를 꺼낼 있는 구조… (그런 자켓들은 이미 있다.)  후드와 칼라의 연결 탈착은 반드시 지퍼로 되어야 한다.   만일 똑딱이가 되면 손을 뒤로 하여 후드를 꺼낼 똑딱이 단추가 열리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자켓을 벗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건 번거로운 일이다.    그리고 카라 속으로 삽입된 상태에서 후드의 끝이 밖으로 삐져 나오지 않도록 반듯한 카라의 뒷정리를 위한 잠금장치는 똑딱이 단추든 벨크로 테잎(찍찍이) 이든 무방하나 아무래도 지퍼가 깔끔하게 정리된다.   

 

2) 투명창

 

산행 중에 등로를 가로 지르는 나뭇가지나 어떤 경우는 바위 등에 머리를 부딪힌 경우가 있다.  모자의 챙이 시야를 가렸기 때문이다.   후드를 덮어 경우에도 이런 문제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다.   후드 앞쪽의 일정 부위에 투명창을 부착하면 어떨까.   진행로 머리 위로의 장애물 유무만 확인할 정도의 투명도면 되리라 본다. 

 

3)       후드의 잠금장치

 

후드를 썼을 바람에 후드가 쉽게 벗겨지지 않도록 조임장치가 있다.  양손이 아닌 손으로 스트링을 아래로 당기면 늘어진 고무 스트링이 조그만 플라스틱 스토퍼의 홈에 걸리게 했다.  작은 아이디어가 편의성을 높였다.  

그러나 고무 스트링이 열화 또는 노화가 되었을 때는 A/S 맡기지 않고 사용자가 쉽게 교체할 수는 없을까. 

현재는 고무 스트링의 단면을 박음질 처리를 했다.

 

 

 

     3. 자켓을 계속 입고 산행을 했었다.   좁은 등로를 가로 지르는 잔가지를 헤치기도 하고 조릿대 군락을 지나는 동안 바지는 흥건하게 젖었으나

     켓 물방울이 스며들 여지가 전혀 없었다.  6시간 동안 산행을 하면서 발수와 방수 투습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싶었으나 싸락눈이 내리

     는 정도만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배낭을 메고 겨드랑이의 통풍 지퍼의 개폐가 용이치 못하다.      계속 체크할 것이다.

 

     가랑비가 내리는 아침에 자켓의 후드를 덮어 쓰고 FT 동반산행을 나섰으나 갑작스레 취소되어 방수 투습에 대해 함께 산행하면서 의견을

     누 보지 못한 점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