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공개 글을 쓸 때의 어떤 방식

강기한 2007. 5. 16. 19:07

 

 

 

 

 

다이어트 광고의 파동으로 한동안 공중파 티브이에서 쫓겨나다시피한 개그우먼은 간만에 티브이에 출연하는 계기를 잡았는데, 그만 사고를 치고 말았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듯한 다른 재치와 순발력으로 시청자들을 웃기던 녀의 애드립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아마 모처럼의 출연에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 준다는 강박관념이 연예인 친구의 가짜 다이아 반지 라는 소재를 택했고, 그게 그만 오버액션 (거짓말 ?) 되어 바탕 소동이 벌어졌고, 이미 걷잡을 없는 사태에 직면한 녀의 늦은 후회와 한탄은 불을 보듯이 빤하다. 

친구에 대한 죄송한 마음은 물론 대기실에서 펑펑 목을 놓고 울었다는 후문이 있다.  

다이어트 파동 때보다 어쩌면 더했을련지도 모른다.  어떻게 벼르고 벼른 복귀 무대의 전초전이었는데 말이다.

 

오래전의, 단편 꽁트가 생각난다.

특유의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그는 온갖 정성을 다한다.

먹으면 치명적인 간의 독에서 그런 요상한 맛이 나옴을 그는 국을 끓일 간의 독을 조금 풀어 요리를 해보니 아주 요상한 깊은 맛이 나옴을 알고는 양을 점점 늘여간다.  어느 때는 먹고 나서 아찔한 적도 있었으나 그는 복의 간에서 오는 심오한 맛을 잊지 못하다가, 절제를 못하고 일생일대의 국을 끓여 먹고는 그만 세상을 하직한다.

 

인터넷의 사용이 생활화된 지금, 어떤 이의 글에 대한 느낌과 간략한 멘트를 다는 리플(댓글) 이란 것이 있다.

역시 동호회에서 글을 쓰기도 때론 리플이란 것을 달기도 한다.

리플을 다는 경우엔, 말하자면 천편일률적인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또는 좋습니다’ , ‘아름답습니다라는 멘트를 날린 적은 없다.

 

강박관념인지는 몰라도, 글쓴이와의 친분 정도에 따라서, 적당히 농을 던진다던지, 리플만 보고도 뭔가 입가에 작은 미소 하나라도 지울 있도록 느낌을 전하고자 하는, 아무튼 남다른 느낌을 전할 있도록 쓰는 편이다.

리플 읽는 재미도 있게.

거의 절대적이다.  

그래야, 글쓴이에 대한 예의가 된다고 보는 나름대로의 친밀함의 표시이기도 하다.

결과, 약간 요상한 회원이라고 여기는 기색이 있는 같다.

(나만의 오핸가 ?)

 

리플이 그리할지언데, 가끔 쓰는 글은 어떻게 하던지, 산행의 느낌 (산악동호회이다) 산행자들의 상황의 행동을 코믹하게 표현을 하면서도 생생하게 전하려고 풀어 쓸려는 노력을 한다.

그런 느낌을 전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상대가 용인할 있는 그런 범위를 벗어 나지 않는지에 대해서 신경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다.

다행이 산행 다시 만나면 아주 재미있어 하는 표정들을 보면 역시 어떤 작은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회원 모두를 감의 소재로 삼고자 간혹 썰렁한 얘기 조차도 툭툭 던져 보기도 한다.

물론 계산된 시도이다.

 

여태까지 표현의 자유를 절제의 테두리에서 구사하려고 노력하여 그런대로 어떤 불상사 (?) 없었으나 ( 것도 모르겠다. 나의 리플이 삭제되고 때론 나의 리플이 달린 본문이 송두리째 삭제된 적이 번씩 있기는 하나, 이것만으로 상대의 어떤 심사를 헤아리기에는 나의 리플의 강도가 너무 미미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기는 하다)

 

문학작품이 아닌 다음, 더군다나 함께 산행(주로, 암벽등반)하고 나서의 후기, 때로는 모두 공감할 있는 일상 얘기를 글로 올릴 때는 무엇보다도 읽는 이로 하여금 어떤 재미를 느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재미라기 보다는 느낌을 진솔하게 전할 있으면 된다.

 

 

 

 

감사합니다,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무성의 (?) 리플은 어째 나의 구미에 맞는다.

간사한 것은 글을 읽은 횟수에 비하여 이런 무성의 (?) 리플 조차 달지 않는 극단의 무성의에 비하면 그래도 무성의 (?) 리플이 조금은 낳다.

, ‘나라는 존재에 대해 최소한의 관심 정도는 있구나라는 나만의 자기만족을 가질 여지를 주기 때문 일게다.

그래서 어떤 이는 자기 글에 대해 바로 자기 자신이 제일 먼저 리플을 달아 다른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려고 하는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글에 대한 나의 이런 방식이 언제까지 지속 될련지는 모르겠다.

염려스러운 점은 어떤 절제를 벗어나 상대의 입장을 난처하게 했다고 판단될 시에는 이후, 절필을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행한 오바액션을 개그우먼 처럼 나의 행위가

스스로도 추하게 느껴지게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의 반응이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모양새가 망가졌다는 듯한 호들갑을 뜬다든지 하는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어필하는 상황이라고 판단 (순전히, 나의 판단임) 시에는 상대의 어떤 없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관심 대상의 밖이 되어 나와의 관계는 포말한 외에 어떤 변격의 미는 없을게고, 그를 제외한 뭇 상대를 향한 나의 관심과 애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느낌과 감동 없이 독자로 하여금 예를 갖추지 않은 글보다는 치사량을 넘나드는 복의 독처럼, 경계선에서 고민하며 글을 쓰다가 차라리 어느 시점에서 홀연히 사라지는 택하련다.

 

 

 

 

 

 (위 사진들은 지난 5/12 비 내린 오후의 선유도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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