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산행

강기한 2007. 3. 15. 13:23

 

 

 

승가사 위, 폐쇄된 등산로의 조그만 바위 봉에 앉아,

평창동을 발아래 두고 햇살 한 줌 챙겼다.

좌측에 놓인 보현봉 밑둥까지 치고 올라간 봄은,

듬성듬성 박힌 어둠 속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 쉬고 있는 지난 겨울을 찾고 있었다.

문수봉 내려선 산성골 상류는 그나마 어둠의 흔적이 짙으나,

재잘거리는 시냇물은 봄을 위로 던져 놓고 아래로 달려간다.

애먼한 산 국의 관청인 어영청, 금위청, 상창, 행궁터의 폐허는

녹슨 안내문만이 잡초 너른 터를 지키고 있음에,

알 길 없는 옛 추억이 가슴으로 쓰러진다.

간만에,

몸 풀은 산 국을 휘적휘적 홀로 거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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