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를 신고 하트를 그린다.

강기한 2012. 5. 29. 11:54

 

 

 

 

 

 

 

 

 

 

 

 

 

 

 

 

 

 

 

 

 

 

 

 

 

 

 

 

 

 

 

 

 

 

 

 

 

 

 

 

 

 

 

 

 

 

 

 

아파트 앞을 흐르는 동천은 시커믄 위로 거품 방울이 뽀글거리며 온갖 지저분한 부유물이 둥둥 떠다녔다시멘트 둑으로 접한 천의 가장자리는 칠흑의 오니가 둔덕을 이루며 고봉으로 솟아 올랐으며 옆의 커다란 토관에서는 거품 물이 더운 김을 품어 올리면서 검은 동천으로 쉴새 없이 쏟아져 내리다가 이내 고구마로 주정을 만들던 소주 공장 옆을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동네 아이들은 그런 주변이 놀이터였으며 사람들은 좋은 여름날이면 천변에서 빨래를 널기도 했으며 허름한 나무비계에 못을 박아 생선을 걸어 말리는 주변으로 왱왱거리는 파리가 들끓었다.  밤이면 천변에 세워둔 알루미늄 탑차 안에서는 가끔 꽥꽥거리는 비명소리와 함께 생의 마지막을 발악하느라 한바탕 요동치는 돼지의 몸부림으로 굳게 문을 잠근 탑차가 뒤뚱거리는 것도 심심찮았다. 

 

장마가 큰물이 흘러내릴 때면 천의 저편에서 토굴을 짓고 집단 생활을 하는 거지 아이들은 썩은 다리라 불리우는 철교아래에서 물살 빠른 흙탕물로 뛰어 들어 헤엄을 치며 노는 모습도 있었으며 멀리서부터 빼액하는 기적소리를 울리는 석탄을 실은 증기 기관차가 다가올 때면 다리 위의 상설 간이 시장의 좌판을 걷어내는 아주머니들의 놀림이 바빠졌으며 어제 밀도살한 돼지고기도 급히 치워지곤 했다 

 

 

 

 

도심을 흐르던 천은 주변의 크고 작은 공장에서 흘러 보내는 폐수와 가정에서 마구 버리던 생활오수 등으로 하나의 거대한 공동 쓰레기 투기장이었다.  산업화가 한창일 시절엔 유역의 도심 공단에서 유출한 폐수와 생활 오수로 온 국토에 걸쳐 하천은 심각한 오염물을 강으로 그리고 바다로 마구 쏟아내었다. 수도권 산업의 일번지라 있는 구로 공단을 끼고 한강으로, 서해바다로 이어지는 안양천 역시 온갖 더러움으로 덥혀 있던 유년시절의 동천 풍경과 그리 다를 없던 그런 때가 있었다.

 

 

 

 

 

삼성산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흐르는 다리 아래의 안양천으로는 팔뚝 만한 잉어 떼가 유영하는걸 심심찮게 지켜 있으며 백운산 북쪽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흘러 안양 비산동 부근에서 합류하는 학의천을 따르다가 정부 종합청사가 있는 과천으로 이어지는 도로로 잠시 올라서고는 중앙공원에서 연결되는 양재천을 달린다.  한쪽으로는 고층빌딩이 즐비한 부촌이나 그 반대편 둑으로는 화원들과 밭 등의 한적한 시골 풍경이 놓여있으며 청둥오리는 물론 왜가리들도 날아와 노니는 양재천에서 다소 묘함을 느끼다가 삼천갑자인 18만년을 살면서 옥황상제의 심기를 건드려 잡혀갔다는 동방삭의 전설이 숯내 탄천을 지나 잠실 운동장 아래의 한강에서 큰 물로 합류한다.  

 

눈 맛이 시원한 강풍경을 즐기면서 서초와 반포를 지나는 한강변을 달리다가 우리나라 금융 일번지인 여의도를 거치고는 염창교 아래에서 아라뱃길을 따르는 서편을 버리고 다시 안양천으로  이어지는 70Km 이르는 환종주를 하는 코스가 있다   코스가 하트를 닮았다고 해서 일찌기 라이더들은 하트 코스라 명명했다. 

  

 

 

안양천변의 붓꽃.

 

 

이건 심은게 아니라 절로 핀 야생화.

 

 

 

 

 

꿀풀인가.

 

 

하늘을 향해 붉은 잎을 활짝 펼친 하늘나리.

 

나리의 종류는 엄청 많더라.

중나리, 털중나리 등등...

그 중에서

나리는 잎이 어긋나기(호생)로

말나리는 잎이 돌려나기(윤생)로

구별하더라.

그리고 하늘을 쳐다보면 하늘나리

땅을 쳐다보면 땅나리.

 

 

 

 

 

야생화.

 

 

창포꽃.

예전에는 5월 단오가 되면 뿌리와 잎을 우려낸 물에 머리를 감는다고 했다.

붓꽃과 창포 꽃... 구별하기 어렵더라.

 

 

홀로 하는 라이딩이 바쁠게 없다.  화창한 봄볕을 듬뿍 받은 천변의 초록과 꽃에 일일이 맞추고 포커싱을 하느라 페달링을 잠시 멈춘다.  옛날 유년시절 도심으로 흐르던 악취나던 하천이 오버랩되면서 새삼 격세지감을 느낀다.  인공으로 수로를 뚫은 아라뱃길과는 달리 옛부터 물길이 이어지던 좁은 천변으로 비록 야생화는 아닐지라도 철철이 꽃들이 피어 오르고 크로스오버의 다이얼로 핏팅 후 페달을 지긋이 밟자 맑 천변으로 불러오는 바람이 어깨 뒤에서 끊어진다 . 

 

 

 

과천 중앙공원에서 부터 접어든 양재천

 

 

 

 

 

 

 

 

 

 

 

 

 

 

 

 

 

 

 

 

잠실 나들목을 통해 본 한강변.

 

 

 

 

 

 

 

 

 

 

 

 

 

 

 

 

 

한강과 국회.

 

 

성산대교의 야경

 

 

 한강과 안양천의 합수부에서.

 

 

안양천변의 유채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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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

 

남한강 강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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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급격한 산업화의 희생물이었던 오염된 하천과 강은 지금은 말끔히 정비가 되었으며 깨끗한 환경보전은 어떤 것보다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며칠 김포와 서해갑문을 연결하는 아라뱃길의 개통식이 있었으며 국토에 걸쳐 4대강 주변으로 자전거 길이 개통되었다.  물길을 따라 그리고 산길을 따라 발로 열심히 페달링을 하며 있는데 까지 구석구석 다니면서 마음 속에 남아있는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크로스오버 GTX 등산화로 바위와 흙이 혼재되어 있는 산길에서 편안한 착용감과 경량성을 체험하였으며 직전의 인수봉에서는 후등으로 리지화 용도로도 착용해 보았으나 바위와의 강한 마찰력이 요구되는 암벽이나 거친 산행 등의 과격한 활동 보다는 가벼운 산행을 포함하여 트렉킹이나 라이딩등의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무난한 멀티슈즈로서의 활용도가 적합하다고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