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날, 몽벨 업그레이드팀 족두리봉 단체 산행 120512
덥다. 도저히 물러갈 것 같지 않던 지난 겨울을 기어이 몰아 내고는 그러고도 오는 둥 마는 둥 하던 봄은 어느새 바삐 흘러가고 만다. 늘 이맘때 쯤이면 대중가요이면서도 잠깐 유행하며 사라져 가는 여타 유행가와는 다른 격을 느끼게 하는, ‘봄날은 간다.’를 헤드폰으로 몇 번이나 반복하며 듣는다. 3절까지 이어지는 서정적인 가사와 애잔한 가락은, 글쎄 별 그럴만한 봄날의 기억도 없다마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마치 노래 속의 주인공이 되어 버린 듯 그 속으로 푹 빠져버린다. 비단 세월이 흘러 갔기 때문만 아닌 것은 아주 오래 전 유년시절부터 난 이 노래가 좋더라.
봄날이 가고 있는 어느 날, 몽벨 업그레이드 팀은 단체로 북한산행을 간다. 전날 비라도 한줄기 내려 산길로 폴폴 날릴 흙먼지도 잡아주고 햇살도 식혀 주었으면 했는데, 당일 아침의 적당히 흐린 날씨는 능선길로 내리쬐는 태양빛을 가릴 정도는 되겠다, 싶었다. 다행이다.
*
독바위역 1번 출구로 모여드는 일행들.
단체 산행 간다고 좋아서 너무 일찍 나와
40분이나 홀로 기다렸다.
시방 이게 뭐 하는 짓꺼리여.
이 다음 장면은 어떠케 되었슬까.
30명에 가까운 인원이다. 산행공지가 늦은 것 치고는 꽤 많은 이들이 모였다. 1차 체험제품인 한석규 자켓에 이어 며칠전 배송받은 크로스오버 GTX 등산화를 신고 왔다. 크로스오버 GTX 등산화는 세미 미들컷이면서도 무게는 불과 370Gr.에 불과한 경량이며 보어시스템이라는 PU코팅된 스테인리스 와이어를 다이얼로 텐션 조절하는, 기존의 끈 묶는 방식을 탈피한 신고 벗는 것에 편의성을 높였다고 했다. 그러니까 몽벨의 ‘LIGHT & FAST’ 의 주요 포인트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등산화다.
신록으로 우거진 숲으로 젖어드는 산객들.
산행전 서로 인사 나누기.
오늘의 쥔공.
몽벨 크로스오버 GTX 등산화.
무게가 꼴랑 370Gr. 이라더라.
수치는 접어두고라도 신는 순간, 억수로 가볍다는걸 대번에 안다.
그리고 깔창은 Arch Support 방식을 채용하여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압력을 분산함으로서 매걸음 내 딛는 발걸음이 무척 편하다.
몸풀기 체조라고 슬슬하는게 아니다.
이쁜 우리 츠자, 인정사정없이 허리를 제낀다.
엉그주춤하게 엉뚱한 곳 쳐다보는 몽벨리즘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체조하는척 하면서 가재미 눈 돌리는 저 분의 시선은 또 뭐여. 아, 증말~
오늘의 산행대장인 마운틴투어님의 일장 훈시.
대장 니는 말하기나 말기나 난 오늘의 쥔공인 '크로스오버 등산화'가 더 중요하다구.
스냅사진은 물론 동영상도 담아야 혀.
화사한 핑크빛의 여성용 '크로스오버 등산화'
터벅이산악회 팀원은 전부 참석도 모자라 추가 1인까지 대동.
그 잘나가는 티엔티 팀원은 산짱님 홀로 참석한게 다소 쓸쓸해 뵈는데
'아니 다른 팀원들은 다들 어데로 간겨...'
그 우측으로는 진행팀의 훈남인 몽벨리즘 2.
슬슬 출발 시동 중.
크로스오버 등산화를 신지 않은 산객들은 일행들이 아녀 ~.
자, 이제 출발해도 되것제.
신록은 이젠 점점 푸르게 변해가고.
바위 슬랩에서 버티는 '크로스오버 GTX 등산화'
ALL TERRAIN SOLE의 접지력을 믿고 아찔한 슬랩구간을 오른다.
크로스오버 GTX 등산화는 ALL TERRAIN SOLE의 바닥창으로
바위 슬랩과 흙길 그리고 너덜길 등 산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지형에 적합한 접지력을 갖도록 하였다.
물론 트렉킹 등의 둘레길에서는 트렉킹화로서도 변신을 한다.
그러니까 경량화와 쿠셔닝및 신속하게 신고 벗을 수 있는 보어시스템의 채용으로
중장거리용 등으로 한정된 용도의 전문 등산화가 갖지 못하는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다.
족두리봉에 모인 몽벨 업그레이드 팀의 단체 사진 촬영 준비중.
하도 더워 한석규 자켓은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이젠 좀 배낭 속에서 쉬거라.
대신 자외선차단효과가 있는 몽벨의 푸른색 'GREEN UV 짚업티'가 그 자리를 대신.
향로봉 능선.
사고다발의 위험구간으로 현 출입통제구간이다.
예전엔 나역시 스릴을 즐기려 아무런 안전 장비도 없이
바위 단애를 오르내린 적이 있다.
그건 비단 여기 뿐만 아니라 족두리봉에서도 그랬었는데
당시 단애 중간에서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찍고 찍히고.
지나쳐온 족두리봉.
등로 옆의 꽃.
어라, 찍사는 똑같네.
하산하는 업그레이드 팀의 일행들.
진관사 옆으로 내린다.
함께 자리한 이쁜 츠자들의 하산 후의 유쾌한 놀이.
북한산 둘레길.
해산 후 부근의 인도에서.
지하철 내의 크로스오버 등산화.
*
크로스오버 GTX 등산화를 한 마디로 표현 하자면,
'가벼움과 신속함 그리고 편의적임.'
중장거리 산행 등의 전문적인 등산화가 구현하기에는 범위가 좁은,
일반적인 워킹산행에서 만날 수 있는 암릉과 흙 길등을 망라하는 등산화이며
그리고 둘레길 등의 트렉킹화로서의 역할과
일상생활에서의 운동화는 물론 라이딩과
때론 걷기 열풍에도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이를테면 '멀티 아웃도어용 슈즈'로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듯.
향후 본 크로스오버 GTX 등산화로
리지 등을 포함한 암벽산행과
장거리 워킹산행
그리고 라이딩
등의 아웃도어 전반을크로스오버하는 체험을 통하여
그 특장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포스트하려함.
***
'봄날은 간다.'를 들으면서...
다소 퇴폐적인 창법으로 흐느끼며 온몸을 끈적하게 휘감아 가던 '한영애'의 가락에서 묘한 엑스타시를 느꼈다면, 세월을 불문하고 이 보다 더 감미로울 수 없는 미성으로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살랑거리며 휘날리는 듯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김도향'의 노래에 내 맘을 함께 실어 보냈다. 그러다 온갖 세상살이에 치이다가 이젠 생을 달관한 듯한 술집 작부의 넋두리처럼 툭툭 내 뱉으며 읊조리던 '임지훈'의 노래를 들을 땐 달빛에 젖어 구정물이 짙게 베인 자욱이 흐릿하게 드러난 삐걱거리는 나무탁자에 홀로 앉아 탁배기 한사발 마시고는 고추물이 멀건 깍두기 쪼가리 씹는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삶의 질곡을 공감하였으며, 끊어질 듯 자지러지다 간신이 이어지는 해금으로 전주를 넣으며 이내 뒤따르는 울림과 떨림이 일품인 '장사익'의 창법에는 나도 몰래 어깨춤을 들썩거린다. 어쿠스틱 기타 독주에 맞춰 뭔 노래를 그리 간드러지게 부르는지 들을 때도 그랬지만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오금을 못 펴게 하던 '주현미'의 노래에서 그때 그 시절의 기억할 수 없는 기억들이 되살아 나는 듯했다. 근자에는 막입은 흰색 면바지에 꼬질꼬질한 카다마이를 걸치고서 쬐그만 눈으로 뭐 감을게 있다고 지긋이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들어 올리며 한껏 불러 제끼던 반백인 '최백호'의 영상을 보면서 소위 뻑이 갔다. (이 모든 노래들을 첨부할 수 없음이 아쉽다.)
저 허수룩한 차림새며 얼굴 표정 좀 보소.
미간으로 굵은 줄 두개 세워 놓고,
글찮아도 처지는 눈꼬린데 눈을 감기는 왜 감은거며
두 손은 어이하려 그리 엉거주춤하게 들다 만 것이요.
한껏 따라 올라 간 이 내 설움이 언제 떨어질지
애간장이 다 타는가 했는데
뭔 노래를 그리 피를 토하듯 불러 제끼는지,
따라 부르다만 가슴으로 피멍이 가득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