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경험을 한번에 다 겪다. / 북한산 운해와 보현봉 120317

강기한 2012. 3. 17. 18:00

 

 

 

 

 

 

 

 

 

 

 

 

 

 

 

 

 

 

 

 

 

 

 

 

 

 

 

 

 

 

 

 

 

 

 

 

 

 

 

 

 

 

 

 

 

 

북한산, 참 많이도 갔었다.  가까이 있기도 하여 이리 저리 동에서 서로 횡단을 했었고  남과 북으로 종주도 했었다.  때로는 갈지자의 태극 무늬를 그리는 워킹산행도 했었다.  숱한 암봉이 있어 바위능선을 오르내리는 고만고만한 리지코스도 빤하고 자일을 묶으며 바위 단애가 아찔한 인수봉도 여러번 올랐다.   경치로 치자면 어느 해 만추, 밤골 상류의 좁은 협곡으로 내리는 한 줄기 빛에 투영된 단풍빛이 경이로웠고 그 보다 이른, 흰 눈이 펑펑 쏟아지던 어느 해 겨울은 온 산국을 하얗게 덮어 버리던 수묵화의 북한산도 몇 안되는 절경이었다.   그리고 오늘 이른 아침, 간밤의 보슬비 내리다 그친 사자능선에서 보현봉을 오를 때 흐린 하늘이 잠시 열리면서 저편의 운해를 뚫고 솟아 오른 첨봉들과 그 능선들은 몇 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북한산 최고의 걸작이었다.  사자능선을 거쳐 보현봉을 오르기도 처음이었는데 북한산에서 운해를 보기도 처음이었다.   유일무이한 미답지였던 보현봉을 오르면서 북한산 첨봉들을 죄다 섭렵한 마지막 장식 치고는 과분했다.

 

*

 

 

사자능선의 들머리인 귀신바위.

 

안개낀 아침 산으로 든다.

 

아침이슬.

 

사자능선의 어느 암봉에 서서.

 

머지 않아 쭉쟁이 가지 끝에도 봄이 찾아 올 듯.

 

장끼 한마리가 겁도 없이 눈앞에서 얼릉거리데.

 

 

 

사자능선도 바위 날등을 밟는 재미가 쏠쏠 ~

안개 속에 잠긴 쌍 사자바위를 바라본다. 

 

보현봉 정상부분은 안개속으로 잠기는가 했는데... 

 

갑자기 서편으로 하늘이 열리기 시작하더라.

  

아...

그리고 다시 암릉을 넘는다.

 

저쪽으로 좀더 확연히 열리는 비봉능선

운해를 깔고 서다.

 

보현봉 정상은 여전히 안개에 가린다.

 

사모바위가 슬쩍하면서 보일 듯 말 듯.

 

 

 

문수봉.

 

다시 서편을 보다.

북한산에서 이건 횡재여.

 

 

 

보현봉을 향하여.

 

 

 

보슬비에 슬쩍 젖은 바위가 조심스럽기는 한데...

 

그 지점은 손홀드가 만만치 않던데...

준비해간 슬링으로 확보를 하며 바위의 날개를 뜯고서 간신이 올랐다.

'으음... 슬슬 불을 당겨볼까...'

 

이젠 동쪽으로 깔리는 운해.

저 아래 세상엔 잘난놈은 잘난대로 못난놈은 못난대로 아등바등 하겠지만

그게 뭔 대수여.

 

그 동쪽의 운해를 담는다.

 

절경이여 절경...

 

산성 주능선과 안부에 자리하는 대성문.

문수봉 아래는 문수사.

 

그걸 담으려 포커싱.

 

 

 

보현봉.

정상오르기 직전부터 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종교인 홀로 보현봉 꼭대기에서 쉴 새도 없이 중얼중얼... 

 

좌 문수봉과 중앙의 대남문.

 

" 운동하고 계신 2분은 속히 내려가시기 바랍니다."

젊잖는 목소리가 감시탑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왔다. 

 

'애고, 발각되었구먼.'

 

산성 주릉.

 

문수사.

 

행여나 단속당할까 하여 주릉에 접어들기까지 잠시 긴장이 되더라.

 

북한산성 대피소.

 

코끼리바위.

곰바위 능선으로 내리면서,

 

도선사

 

초파일이 다가오는가 보다.

대웅전 경내엔 벌써 등이.

 

 

*

 

그리고,

 

벌건 대낮에 산을 내리기도 처음이었다.

 

*

 

07:30 사자능선으로 접어들어

13:00 못미쳐 도선사로 내렸다.

 

-  검은산님과 동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