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자봉 양자산 100710

강기한 2010. 7. 10. 22:47

 

어느 누구는, 별 볼 것도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어느 이는, 산정에서 한강의 조망이 멋 떨어진다고 했다.

 

이번 주는 어딜가지...하는 고민이 생겼다.

'이젠 기맥이니 정맥이니...하는 산의 줄긋기를 해야 될까 보다. '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설이 무성한 앵자봉과 양자산을 가 봐야겠다고 한 것은,

위의 고민과 무관하지는 않으나

전적으로 그런것 만은 아니다.

못간 곳에 대한 갈증이... 언젠가는 가야할 곳이었다.

  

*

 

 남이고개에서 오르는 앵자봉 들머리.

남이고개는 곤지암에서 양평으로 넘어가는 국도상에 있다. 

 

 까치수염이 이렇게 생겼나 보다.

어...근데, 까치도 수염이 있는감.

아니란다, '까치수영' 이란다.

이건 뭔 의미일까.  

 

 하늘말나리.

주홍빛이 푸른 숲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나리꽃은 종류가 많다.

참나리, 중나리,털중나리, 하늘나리, 하늘말나리 ... 

근데 이넘은 하늘을 보고 있으니, '하늘oo'

아래의 잎이 빙 돌려나오는 윤생이니까, 'xx말나리'

따라서, 이 꽃은 '하늘말나리.'

어느 전문가가 그러더라. 

 

 단애에 서있는 나무는 늘 소나무더라.

 그것도 노송.

 

 등로를 걷다보면, 가끔 이런 땅굴이 보인다.

작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리 크다고도 할 수 없으나

지나갈 적 마다, 긴장이 되더라.

 

앵자봉 직전의 암봉아래의 C.C  

 

 꽃과 나비. 

 

숲은 까치수영이 지천이다. 

 

앵자봉.

꾀꼬리가 알을 품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단다.

그래서 꾀꼬리산으로 불리우다가 한자로 표기하여, 鶯子峰

이웃한 양자산이 신랑산이고 앵자봉은 각시산이란다. 

 

 기린초

 

 앵자봉 정상의 기린초

  

 앵자봉에서 보는 철탑 너머의 양자산 

 

 사슴벌레.

양자산으로 가는 등로 옆 신갈나무에 붙어 있더라.

들여다 보자 톱니를 쩍 벌리면서 방어 자세를 취하더구먼. 

 

그런 후, 땅으로 떨어 지더라. 

집게, 저게 실용성이 있을까.

성긴 톱니 사이로 작은 벌레는 다 빠져 나갈 것 같은데... 

 

습지가 아닌 산에도 개구리가 살더구먼.

위장을 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짙은 숲 사이로 잠간 열리는 공간    

   

주어고개의 양자산 등로표지판. 

 

앵자봉에서 양자산으로 가는 등로는 지도와 같이 능선을 이어야 했는데,

우거진 숲에서는 본 등로를 찾지 못하여 내려선 고개에서 한참을 고갯마루로 올라왔다.
앵자봉에서 내려온 길이 만만치는 않았으나 그곳 역시 등로였다.
문제는 드문드문한 이정표 조차도 부실하여 도상의 능선등로는 찾지 못했다. 

 

 고갯마루에서 보는 올라 온 주어고개. 

 

 이정표는 방향만 참조.
맞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엉/터/리 
 

양자산정은 양평과 여주의 군계다.

흐린 날씨 외에 웃자란 초록 이파리로 한강 조망은 없었음.     

 

 양자산정에서의 안내도.

성덕리로 내려가는 하산로를 택하면 중간에 길이 명확치 않다.

올라왔던 남의 하품리로 하산하지 않고 다른 길로 가려면, 

차라리 능선을 타서 백병산으로 거쳐 가는게 거리는 더 있을 지라도

등로도 확실하고 남한강의 조망도 있다.

이건 하산 후, 나중에 안일이다.

   

 산수국

  

 성덕2리로 갔었다.

이정표의 방향및 거리는 맞았다.

 문제는 길이 사라지곤 했다는 거다.

아니 있는 등로를 못 찾았다는게 맞을거다.

결론적으로 성덕2리로는 하산하지 말라는 얘기다.

    

 성덕2리는 장뇌삼 재배지로 산은 출입통제 였다.

진작 내려선 방향은 우측 임도가 아니라 좌측 숲을 헤쳐야 했다. 

 

 

*

 

이 염천에 산을 오르는게 보통 아니었다.

글찮아도 오름길에서는 숨쉬기가 보통이 아닌데, 

태양열에 벌겋게 달궈진 대기를 들이마시자, 속을 아예 삶아 놓았다.

 

여름 산행은 아무래도 계곡산행이다.

그런 측면에서 앵자봉과 양자산을 잇는 산행은 별로 권할게 못된다.

욕심버리고 앵자봉이나 양자산 둘 중 하나만 한다는 측면에서는 그런대로 좋다.

단, 들머리가 어디가 되던 간에 주어고개가 날머리가 되어야 한다.

두 산 사이를 흐르는 계곡의 계류는 여름 휴양지로 할 만큼 물이 좋다.

이 날도 몇몇 이른 피서객은 짙은 수음 아래의 계류에서 자리깔고 노닥거리고 있더라. 

 

능선을 오르내리면서 보는 조망은 웃자란 수풀에 가려 시야가 별 없었으며

 흐리진 않았으나 대기가 그리 맑지 못하여

그나마 드물게 트이던 암봉에서의 조망마저 별로였다.

앵자봉과 양자산의 조망에 대한 상반된 평가는,

'어느 누구'의 별 볼 일 없다' 는 평이 맞다.

그리고 '어떤 이의 멋떨어진다' 는 평도 맞다.

단지, 언제 어떻게 갔느냐 라는 차이가 있을 뿐으로 판단된다.

 

*

 

 <지워지는 기억 하나>

 

칠월 둘째 주말.

곤지암터미널에서 앵자봉 들머리인 남이고개로 가는 시골버스를 기다렸다.

그러고 보니 그 유명한 소머리국밥집이 터미널 인근이다.

옛 맛을 기억해 내자, 입안으로 군침이 돌았다.

 

팔천원.

많이도 올랐다.

뽀얀 국물의 빛깔은 그럴싸 했는데,

내 혀가 기억하고 있던 예전의 그 진국이 아니었다.

그 간 어떤 연유가 있었는지,

 결코 돌아오지 않을 옛 맛은

내게서만 지워지는 기억은 아닐거라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