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릉을 넘어 오세암으로 잇다. 091026

강기한 2009. 10. 28. 11:36

 

4시 40분.

 

옆 침상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로 2시쯤 깨었다가 다시 잠이 들은게 다행이다.

익숙치 않은 초 저녁에 몸을 뉘여, 그것도 편치 않는 잠자리였는데...

 

햇반을 인스턴트 된장국으로 말어 입맛없는 이른 요기 후 등짐을 꾸린다.

 

대청에서 본 중청방향 

 

 

일출.

 

 

 

 

 

 

 

 

 

 

 

 

  대청을 내려오면서 다시 중청방향을 담았다.  

 

 

 

소청을 향해 가면서 뒤돌아 본 대청봉

 

 

 

화채봉과 화채능선이 실루엣으로 잡혔다.

대청봉을 내려 오면서 뒤 돌아  본 풍경이다.

  

 

 

산국으로 스며드는 아침햇살

 

 

 

희운각에서 공룡능선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세암과 백담사를 가고 싶었다.

 

1987년 여름.

동기와 함께 대청봉을 올랐다가 하산시에 홀로 공룡능선을 탄적이 있었다.

옛 기억이 가물거리기는 하나 능선길이 생소하다.

설악의 많은 등로를 재정비하면서 공룡능선 등로도 바뀐걸까.

그 땐 3번의 산과 골을 크게 오르내리다가 마등령으로 이었었는데...

 

능선은 간간이 세미 클라이밍 수준으로 지나치는 바위능선 길이 그리 만만치 않다.

 좌로는 뚝 떨어지는 가야동 계곡 건너의 용아릉이 첨예하고 그 너머의 서북주릉이 아련하다.

주릉상에 우뚝 솟은 귀때기청을 어제 넘었다.  대견하다.

 

손에 닿을 듯 가까운 우로는 천화대의 범봉이 미끈하였고 저 아래의 아득한 계곡은 설악골과 천불동이다.

 

 

 

  

1275봉 아래의 안부

 

푸른 하늘아래의 1275봉

 

 

대낮의 밋밋한 햇살보다는 내외설악의 수많은 골과 바위봉으로

저녁노을이 낮게 깔리는 시간대에 이길을 걷는게 훨신 운치가 있을게다.

허긴 그게 이곳에만 한정되는 건 아니다.

 

 

 

 바로가면 마등령을 올라 외설악의 비선대로 이어지고

좌로는 오세암을 거쳐 내설악의 백담사로 내려서게 된다.

 

내려선 오세암가는 길은 공룡능선의 바위길과는 달리 금새 순한 흙 길로 변해 있었다.

 

 

 

지나쳐온 서북주릉과 그 앞의 용아장성릉

 

 

 

오세암의 기와에 걸린 가을빛

 

 

 

용아장성이 스카이라인을 그었다.

용아릉에서 보는 오세암은 그야말로 첩첩산중 속에 아담하게 자리한게

굳이 풍수라는 걸 들먹이지 않더라도 참으로 운치가 있는 멋떨어진 곳이라는 생각이 절로 날게다.

그래서 여기 오세암으로 발길을 하였던 것이다.

 

 

 

 

동자승의 전설이 있는 오세암.

 

 

 

 

 

 

내설악 내려가는 길에 잠시 단풍이 있었다.

한적한게 운치가 있었다.

 

 

  

 

 

 

 

 

영시암

 

 

 

 

 

배감사로 내려가는 길은 다람쥐가 많았는데,

이 놈들이 사람들을 그다지 경계하지 않는다.

든실한 몸들을 보아하니 먹을꺼리가 풍성한가 보다.

그게 도토리나 밤이라기 보다는 오다가다 만나는 사람들이 주는 먹거리에 길들여 진 듯 햇다.

 

 

 

 

 

 

수렴동 계곡의 초입인 백담사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숱한 자갈탑들이 백담사에서는 발을 디딜 수 없을만치 많이 있었다.

 

 

 

 

 

 

 

 

 

 

 

 

 

 

용대리를 빠져 나오는 동서울 향 버스 안에서

 

 

 

 

대청 --> 공룡능선 --> 백담사 (8시간 45분)

 

   06:25            중청산장

06:40            대청봉

06:53                일출

07:25                소청

08:30     희운각 산장

11:50    대승령 3거리

12:30             오세암

14:04             영시암

15:10             백담사

 

16:00 용대리 3거리 동서울향 버스승차

 

*

 

훗 날 어떤 그리움이 뭉텅뭉텅 솟아날 즈음하여

이틀 동안 걸었던, 

이 길이 생각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