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오르기...
가파른 경사를 치오르느라 마른 침을 몇 번이나 삼켰는지 모른다.
갈증을 풀어줄 물 한잔이 간절했으나 이왕 내친 걸음은 기어이 하루재까지 단번에 오르고 만다.
올라선 고갯마루.
눈앞에 펼쳐진 푸른 하늘에 떡 하니 버티고 선, 인수봉.
얼마 전만 해도 여린 신록이었던 숲은 갖은 푸른색을 단색의 진초록으로 바꾸어 가고 있었으며,
태양 빛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는 5월의 끝자락에 암벽 등반의 메카인 인수봉을 악우들과 함께 찾았다.
파란하늘.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을 분류하면,
7빛깔의 무지개로 나타난다는 것 쯤은 어릴 적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빛의 산란(散亂) 때문이라 한다.
직진하는 빛이 대기 중의 미립자와 부딪치며 온 사방으로 반사되어 퍼질 때,
파장이 짧은 파란색이 우리의 눈에 쉽게 들어 오므로 맑은 날 우리가 보는 하늘은 늘 파란색이다.
1시간여 숲의 사면을 헤치고 올라서자
또다시 탁 터인 저편 하늘 아래로,
5개의 바위 봉이 앞 능선 뒤로 자물어지는 오봉에서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훤칠한 산능선이 볼 만하였다.
파장이 짧을수록 빛의 산란이 잘 일어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파장이 더 짧은 보라색이 아닌 이유는 상대적으로 빛의 양이 적고
눈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하늘은 파란색이라고 한다.
설교벽의 첫 피치를 올라서는 리딩자.
흔히 대장이라 불리우는 선등자는
등반 기술은 물론 대담한 담력, 그리고 여러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줄줄이 올라가고, 난 제일 마지막인 7번째로 올랐다.
그런데, 우주에서 보는 우주공간은 파란색이 아니고
검은색인 것을 여러 사진이나 화면을 통하여 봤을 것이다.
그건 우주는 빛보다 빠르게 팽창하기 때문인데,
즉 우리가 눈으로 보는 파란색이란 빛의 여러색 중에서 하나이며,
빛 보다 빠른 건 우리의 눈으로 관측될 수가 없다.
그래서 우주는 검은색이다.
역으로, 하늘이 파란색이란 것은
우리가 빛이 존재하는 지구 위에 살기 때문이랄 수 있다.
참고로 빛을 분류하여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단파장 ------------------가시광선------------------ 장파장
감마 – X선 -- UV(자외선) / 보라 – 남색 – 파랑 – 초록 – 노랑 – 주황 – 빨강 / IR (적외선)
즉,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색은 7가지 뿐이다.
능숙한 솜씨로 바위사면을 오르는 악우.
고도를 높일수록 북편의 도봉산 군들이
파란 하늘을 가로 지르는 풍광이 볼만하였다.
하루재에서 봤던 인수봉 ‘귀바위’가 우리가 오르는 바위길의 좌측으로 놓여 있다.
살짝 열린 등 뒤로는 서울의 회색 숲이 있으며
그 뒤는 불암산에서 수락산으로 이르는 산능선이 화면의 반을 가른다.
저기를 가기 위해서는 급경사의 바위 사면을 조심히 트레버스 해야 한다.
트래버스(Traverse) ; 사면을 옆으로 횡단하는 것
푸른하늘 저편의 귀바위 끝에 사람이 걸렸다.
좀 더 가까이 당겨 보았다.
귀 바위 옆으로 올라가니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등반 후 5시간 만에 인수봉 정상에 섰다.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를 뒤로 하고 담았다.
멀리서 보면 바위 덩어리인 인수봉도 정상에는 초목들이 일부 자라고 있다.
등반을 끝낸 클라이머가 서울의 회색 숲을 바라본다.
쑥스럽긴 해도 인수봉에서의 샷.
좌는 만경대, 우는 최고봉인 백운대, 그리고 지금 사진을 찍는 여기는 인수봉.
이 3개의 봉우리를 동이나 서쪽에서 보면
3개의 바위 봉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구쳐 있어,
북한산을 또 다른 이름으로 ‘삼각산’이라고도 한다.
힘들게 오른 정상은 언제나 다시 내려가야 한다.
통상의 하강은 서면 하강코스를 이용하나, 긴 대기시간으로 남면으로 하강을 했다.
서면은 60미터를 하강하면 땅으로 내려설 수 있으나,
여기는 120미터 가까이 되어 60미터 씩 2번에 나눠 하강을 해야 했다.
그러니까 1차례 하강을 한 후,
중간에서 수직인 바위 단애에 매달려 또 한차례 하강을 더 해야 한다.
등반 줄의 길이는 통상 60 미터 이다.
까마득한 고도감으로 하강시 진땀을 빼야 했으나,
연무가 없는 모처럼 맑게 갠 푸른 서울 하늘은 참으로 간만이었으며
이렇게 맑은 날의 등반으로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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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예보 뿐 아니라 지난 날씨에 대한 데이터도
다음과 같이 세부적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5/31. 서울의 날씨 / http://www.kma.go.kr/sfc/sfc_03_02.jsp
평균기온 ; 19.7도
최저기온 ; 15.8도
최고기온 ; 24.7도
평균풍속 ; 3.2 m/s
상대습도 ; 50.0 %
일조시간 ; 13.0 Hr.
구름양 ; 0.0
<운량 -> 맑음(0~2), 구름조금(3~5), 구름많음(6~8), 흐림(9~10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