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내리의 산수유 축제 090405
산수유 축제, 본 행사장을 보고는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다.
국수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간 행사장의 교통 막힘 정도는 그려러니 했는데,
햇살 하나 가릴 것 없는 흙먼지 폴폴 날리는 본 행사장은 볼품없기로 치자면 '이 보다 더 하랴' 했다.
천변 검불 더미 옆의 앙상한 나뭇가지를 그늘 삼아 간신이 도시락을 먹었다.
역으로 가는 셔틀 버스를 기다리다가,
바로 옆의 산수유 마을인 내리로 가는 셔틀 버스가 있다.
기다리는 사람이 별 없다.
먼 길을 달려와 그냥 돌아가기 억울한 보상심리...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두어그루 어린 산수유 뿐인 행사장만 보고 그냥 다들 빠져 나가는 듯.)
주읍산은 봉우리가 뭉텅하기는 했으나 주변 지형이 저 지대인 탓에
솟아 있는 모양새가 빼어났다.
만개한 노란 산수유 나무가 줄 지은 마을을 따라
주읍산 아래의 작은 둔덕을 올라선다.
허름한 천막 아래,
서 너분의 촌로들이 돼지고기를 썰어 내느라 분주하며
뒷 편의 공터엔 고기 굽는 매캐한 연기를 피어 올리는 숯불 주변을
빙 둘러 앉아 있는 모습이 여럿 있다.
생 돼지고기 숯불구이.
굵은 소금 흩뿌리고 묵은 김치와 고추장을 곁들이며 한입.
기가 막힌다.
못 마시는 술이나마,
곁과 함께 소주 한병을 비웠다.
*
주읍리와 내리의 산수유와 개군 한우 축제 중이었다.
(양평군 개군면 내리의 한우 축사)
산수유 마을 어귀에 핀, 매화 (이건 매화가 맞겠지. 벗꽃과 구별을 잘못하겠더라)
개울가에 핀, 진노랑의 개나리
진 노랑인 개나리에 비해 수더분한 노랑의 산수유
은은한 연기를 피워대며 노릿하게 익어가는 생고기.
생고기에 굵은 소금 흩뿌린 숯불구이...기가 막히더라. (생돼지 고기 600 Gr. 만원, 소주 2천원)
외부 장사꾼들이 아니라 마을 분들이 마련한 숯불구이 터에는 저마다 고기를 구워되고...
오래 전 부터 산수유가 주 소득원이었다는 내리 마을.
예전에는 겨울이면 산수유 씨를 앞니로 까느라고,
이 곳의 촌로들은 앞니가 많이 닳았다고 한다.
(그걸 알고 애용했을까. 근데, 산수유가 어디에 좋을까...)
마을을 빠져 나오면서.
마을은 온통 산수유 나무에 둘러 쌓여 있는 듯 했다.
마을 뒤로 쏟은 주읍산.
칠읍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산정에서 내려 다 보면 주변의 7개 읍이 조망된다는 데서 이름지어 졌단다.
뾰족하게 솟은 백운봉이 숫산이고 봉우리가 둥그스럼한 주읍산은 암산으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었다는 얘기를 택시 기사로 부터 전해 들었다.
한우의 이력관리를 위하여 바코드를 한 태그를 소의 귀에 부착시켰다.
양평역으로 가면서 본 일몰
양평 역전에서.
저기, 해 넘어 가는 산 이름이 뭐지?
으 응, 그거... 서.산. 이여...
내년이면, 양평역까지 전철이 개통된다.
역사는 현, 증축 중.
한식, 산수유 축제 등의 나들이 객들의 귀경으로 도로가 꽉 막혀 기차는 입석표 마저 동이 났다.
버스로 국수역에서 전철을 타려 했으나 도로는 소통불능.
다음 차시간의 입석표로...
어차피 입석인데,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