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보니, 청계산 090321

강기한 2009. 3. 22. 23:54

 

청계산에 왠, 중원계곡?

뒤로, 돌아 갓. 

 

 

 

이게 산수유인지 아니면 이름마저 생소한 생강나무 인지는 여전히 모른다.

 

 

 단단위 까지 표기한 이정표... 이거...이러지 마라.   1724 M가 아니고 1725 M  아니 1723 M 면 어쩔래... 

 

 

봄, 봄이 왔다.

 

 

 좌측으로 뾰족하게 쏟은 백운봉, 한국의 마터호른 이란다.

 

 

용문산과 우측으로 백운봉이 아련하다.

 

 

중계철탑을 세우기 위해 자재 이송용 와이어 레일

 

 

 

 

 

좌로 부터 화야산, 쌍봉의 고동산...그리고 중미산, 선어치 고개를 사이에 둔 소구니산 그 옆으로 너른 초원의 유명산(馬乳山)

  

  

강건너 중간의 운길산 좌측으로 예봉산, 예빈산...또 검단산

 

 

부용산의 실질정상

 

 

  

 

 

나뭇가지에 가린 청계산 방향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수지점인 두물머리 (兩水里) 

 

 

 

 

 

 

 

진달래

 

  

하계산 전망대 

 

 

 #

 

9시 뉴스에 나왔단다.

'입산통제' 라고...

빨간 모자 씌고 중원계곡 입구를 가로 막은 감시원이 그런다.

 

그... 참...

어째뜬, 생각 못했다.

북한산이나 갈껄.

 

밴을 타고 온 분들도 그냥 돌아가려는 걸,

양해를 구하고 잽싸게 동승한다.

교통이 귀한 여기서 버스를 타고 30분이 걸리는 용문까지 걸어 나갈 수는 없다.

 

*

 

연배 분들의 밴을 타고 함께 청계산으로 달렸다.

그나마 다행이긴 해도,

속으로는 부아가 슬~ 끓는다.

 

선배분들 덕분에 길게 타고 와서는 청계산 자락의 탑골에 함께 내린다.

 

완연한 봄이다.

초입을 조금 벗어나서 자켓을 벗어 버리고 짚티만 입고 오르는 데도 덥다.

앙상한 숲의 앙상한 나뭇가지 끝으로 노란 꽃이 피었다.

옛날 같았으면, 대번에 산수유 라고 했었걸,

이젠 조심스럽다.

 

인터넷으로 못보는게 없다 보니 야생화에 대한 많은 그림들이 올라온다.

산행 중에 듣도 못한 이름들을 척척 맞추고 있는 산객들이 많다.

북한산에 피는 이 맘 때의 이런 꽃들은 죄다 생강나무라고 한다.

 

김유정의 '봄봄' 소설에 나오는 동백나무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동백(冬栢, 椿)이 아니고 노란 생강나무를 말한다고 했다.

강원도 내륙에서는 그렇게 부른단다.

그런가?

때 봐서 책 봐야 겠다.

 

청계산.

국수역까지 전철이 개통되어 조만간 가 볼 참이었는데,

이렇게 뜻하지 않게 오게 되었다.

수도권에 있는 청계산이 모두 3곳이 있다.

포천, 그리고 과천과 양평의 청계산.

뭐니해도 교통이 불편한, 그만큼 때가 안 묻은 포천의 청계산이 제일 좋다.

한북정맥상의 청계산은 멀리서 보면 뾰족한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는데 막상 올라 가보면 전혀 그런걸 못 느낀다.

그건 인근의 귀목봉도 그랬었고 청평호반에서 빠르게 올라서 있는 뾰루봉도 그랬다.

두어 번 가본 포천의 청계산에서의 조망은 정상의 수목에 가려서 인지 그리 좋지 못했다.

가평 쪽으로 들어서는 계곡을 끼고 있는 등로를 아마 통제 하는 걸로 기억한다.

거길, 가고 싶다.

 

양수리를 끼고 가는 362번 지방도로를 타면 북한강을 중심으로 산들이 늘어져 있는데

운길산과는 강을 두고 나누어져 있다.

북한강을 끼고 도는 그 도로의 전경은 드라이버 코스로 좋다.

너무 알려져 있어 주말이면 교통이 막혀 애를 먹는다.

 

전철이 개통되는 덕에 어렵지 않게 서울의 산객들이 많이 찾은 듯,

너른 정상은 꽤 붐볐다.

더군다나 인근의 산들이 죄다 통제를 하는 탓에...

 

연한 개스이긴 하나 주변의 조망은 좋다.

일단 동으로는 누가 뭐래도 빤히 알 수 있는 용문산 기지의 첨탑을 기점으로 하여

유명산, 소구니산, 중미산,삼태봉...고동산, 화야산, 뾰루봉...

발자취가 있었던 산들이라 보는 눈이 친근하다.

 

반대편인 서편의 강 건너편으로는 운길산, 적갑산, 예봉, 예빈...

그리고 저 편 건너로의 검단산까지 희미하게 나마 조망된다.

 

그냥 하산하기 뭐하여 부용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어차피 양수역까지 가는게 국수역 보다는 조금 먼, 1시간만 더 걸어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형제봉을 지나쳐 내려서는 안부에서 점심상을 편다.

누룽지다.

뜨거운 물을 부으며 김치 한 조각을 곁들여 한 술 뜬다.

그냥 씹을 걸만 같았는데, 덜 풀린 누룽지를 잘게 어개지 못하고 그냥 먹는다.

예전과 달리 씹는 치아의 부실함을 은연중 느낀다.

은근히 신경쓰인다.

 

뒤 늦게 홀로 온 산객이 권하는 막걸리 한잔했다.

동년배로 보이는 그는 팀을 이루어 워킹과 비박산행을 즐긴다고 한다.

일견 꾼으로 보인다.

조금 전 청계산 정상에서 부터 범상치 않은 차림이 얼핏 눈에 들어 왔는데...

그의 차림은 이랬다.

 

근교 산행엔 좀 과하다고 할 정도의,

배낭을 지고 이 맑은 날에도 배낭커버를 했다.

오자마자 웃통과 양말까지 벗으며 볕에 말리고는

아주 얇은 홑겹 바람막이를 걸쳤다.

그러면서 내가 보기에도 신기할 혹은 탐이 날 만한 컴팩트한 장비들이

주렁주렁 배낭에서 나오고 (사용하지 않은 또 다른 배낭 커버도 있었다) 

 

줄줄이 나오는 장비는 물론 걸치는 옷이며 배낭은 최고급품 이었다.

그로 부터 지리산 일몰과 일출 산행에 대한 짧은 정보를 얻는다.

 

아~ 지리산...

글만 봐도 감동이다.

조만간 가야겠다.

그리움을 찾으러.

 

부용산으로 이르는 고개는 임도가 개설 중이었고

한전에서는 송전철탑을 세우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잠시 공사 중인 임도를 걷는다.

청계산과 부용산의 종주는 그리 조망은 없으며 임도를 따르는 탓에 산행은 별로다.

드물게 진달래가 피어 있는 사면을 잠시 오르자 부용산이다.

 

두물머리는 한결 가까워 졌고,

강건너의 운길산도 지근이다.

전망대의 가릴 것 없는 조망처는 좋으나 맑은 날씨가 관건이다.

 

1시간 남짓 편한 등로를 따르면 밭을 건너 신축한 양수역에 도착한다.

국수역에서 출발한 전철이 이내 도착하고 타고 온 전철은 1시간 반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전철이 드물기는 하나 소요 시간만 으로는 도봉산역에서 걸리는 것과 비슷하다. 

 

*

 

5월까지의 산행은,

지자체 홈페이지를 먼저 방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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